'타조육개장'ㆍ'타조고기만두'ㆍ'메기훈제' 최근 북한에 외래종 먹거리가 점차 늘고 있다. 90년대 중반이후 심각해진 '먹는 문제'의 해결과 경제적 효용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도입배경이다.

현재 북한에서 널리 사육 또는 양식되고 있는 대표적인 외래종은 타조와 열대메기이다. 이같은 조치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주민들의 생활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취한 것들이다.

평양의 주요 음식점들인 청류관, 옥류관, 평양면옥, 연못관 등에서는 지난 2월 중순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타조고기로 만든 음식을 선보였다. 타조육개장, 타조고기만두, 타조발통요리 등이 김 총비서의 59회 생일을 맞아 '특식'으로 제공됐다.

북한에 타조가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97년 3월 경이다. 중국으로부터 아프리카 원산 타조 21마리를 수입, 타조 사육 및 번식 기술을 전수받았다.

98년 9월 정권수립 50주년(9.9)을 맞아 평양에 연건평 2만㎡ 규모의 타조목장을 최초로 건설한 데 이어 평양 형제산구역 신미리에도 4만5000㎡ 규모의 타조목장을 세우는 등 타조사육에 주력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해 3월 노동당의 조치에 의해 '한동섭동무가 일하는 기업소' 근로자들이 99년 10월부터 중간지대(평야와 산간지대의 중간)에서 타조사육을 시작했다고 밝혀 여러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이 타조사육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타조고기가 소의 등심에 비할 만큼 맛이 좋고 고단백에 콜레스테롤이 적은 고급 건강식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조가 각종 풀을 잘먹고 병에 잘 걸리지 않아 사육하기도 쉽다.

또 타조알의 평균무게가 1.5㎏으로 계란 40-50개와 맞먹을 정도로 큰 데다 타조가죽도 질기고 부드러워 고급신발이나 장갑, 의류 등의 재료로 활용되는 등 경제적 가치가 큰 것도 요인이다.

열대메기 양식 열기는 더 뜨겁다. 북한은 지난 97년 무렵 온천수와 화력발전소 폐열 등을 이용해 열대ㆍ아열대에서 사는 열대메기의 양식기술을 개발, 대대적인 양식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평양을 비롯해 평남, 황남, 자강도 등 각지에 양어장 및 메기공장 200여 개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황남 등지에서 벼논에서 키우는 '논판양어'까지 이뤄지고 있다.

김 총비서도 높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5월과 9월, 10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열대메기공장을 시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온천을 활용한 양어사업 확대 △대대적인 양어장 조성사업 추진 △생산의 과학화 △자체적인 사료생산지 확보 등을 강조했다.

북한이 양식에 주력하고 있는 열대메기는 이집트가 원산지이며 일반 메기가 수염이 2개인데 비해 8개나 돼 '고양이메기' '수염메기'로도 불린다. 생육 최저온도는 22-28℃이며 10-12℃에서는 활동이 억제되고 7℃ 아래에서는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열대메기를 집중적으로 양식하고 있는 것은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며 잡식성으로 사료확보가 쉽고 질병에도 강하기 때문이다.

보통 한달간 키울 경우 10-12㎝, 석달 양식시 36-45㎝가 성장하며 1년간 양식할 경우 몸무게가 2.5-5㎏에 이르는 것으로 북한은 밝히고 있다.

더욱이 살이 연하고 영양가가 높으며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도 각광받는 이유이다.

이에 따라 열대메기를 이용한 요리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지난 99년 말 평양에서 열대메기 요리품평회를 개최해 탕, 국, 전, 튀김, 찜, 조림, 구이, 훈제 등 60여 가지의 요리를 선보였다.

평양시에 열대메기 전문요리집도 생겨났다. 평양메기탕집, 새날메기탕집 등 여러 곳이 문을 열었으며 평양숭어국집 등 전문식당에서도 메기요리를 취급하고 있다. 평양메기탕집의 경우 하루 평균 1500그릇의 메기탕이 공급될 정도로 메기요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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