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을 극복하라' 올들어 처음으로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2박3일간 진행된 제3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사업을 지켜본 많은 실향민들과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반세기만의 상봉이 감격스럽고 이산가족들에겐 분명 기쁨과 회한의 순간이었지만 28일 가족을 또다시 생이별한뒤 쓸쓸히 뒤돌아서는 상봉가족들의 모습은 또 다른 아픔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사람을 찾는 이른바 `심인(尋人)사업'의 순서는 생사.주소확인-서신교환-상봉-재결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남북간 정치적 한계를 고려할 때 재결합이 시기상조라는 측면에서 만나고 싶을 때 가족을 언제든지 간단한 절차를 밟은뒤 만날 수 있는 `상설 면회소'의 설치가 시급하다.

이미 남북은 지난해 1차 적십자회담 때부터 '면회소 설치.운영'에 합의하고 있으나 설치 장소를 둘러싸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남측은 경의선 복원시 연결지점에 항구적 면회소를 설치하되 그 이전에는 판문점.금강산 복수 임시면회소 운영안을, 북측은 금강산 면회소 설치안을 각기 주장하고 있다.

오는 4월초에 열리는 4차 남북적십자회담에서는 이 문제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와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장재언(張在彦) 조선적십자회 위원장도 지난 26일 평양을 방문한 남측 방문단을 위한 환영 만찬에서 '조만간 면회소가 설치될 것'이라고 밝혀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방문단 교환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납북자와 국군포로가 남측 가족을 극적으로 상봉한 것이었다. 그러나 납북자-국군 포로와 관련된(귀환)문제의 궁극적인 해법 마련도 3차 방문단 교환에서 새롭게 드러난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1969년 12월 북으로 납치된 대한항공(KAL) 소속 여객기의 여승무원 성경희(55)씨와 어머니 이후덕(77.서울 노원구)씨의 만남, 북한에 거주하는 국군포로 손원호.김재덕씨와 남한에 살고 있는 동생 손준호.김재조씨의 만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광의의 이산가족' 범주내 처리 방침이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을 처리하는데 물꼬를 터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인도적 차원에서 모든 납북자와 국군포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북측이 작년 송환한 비전향 장기수(63명)에 이어 추가 송환을 요구함에 따라 남측에서는 아직 타의에 의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남북자.국군포로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국군포로가족협의회의 허태석 회장은 이와관련, '우리 정부가 비전향 장기수를 북으로 돌려보낸 만큼 북한도 현재 생존하고 있는 국군포로를 인도적 차원에서 송환해주어야 한다'면서 '특히 국군포로 문제는 이산가족 문제와는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상봉시 북측 가족들의 과도한 체제 선전 발언 등은 정치적 대결의 구태도 문제로 지적됐지만 결국 잦은 남북간의 만남을 통한 상호 신뢰회복으로 해결어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적 관계자는 '작년 정상회담으로 시작된 이산가족 해법을 올해는 제도화를 통해 정착시켜 간다는 것이 정부와 한적의 방침'이라며 '적십자회담을 비롯 남북간 각종 대화채널을 통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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