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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사’ 박지원장관이 전하는 뒷얘기 중국서 6번 극비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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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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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상해)와 베이징(북경)을 오가며 벌인 6차례의 극비 접촉을 통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합의가 이뤄졌다. 박지원(박지원) 문화부 장관과 송호경(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은 6차례 비밀 접촉 끝에 ‘남북합의서’에 서명했다. ‘23일간의 드라마’를 박 장관의 증언으로 재구성한다.

◆3월15일, 특사 지명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긴급호출을 받은 박 장관이 청와대 관저로 들어갔다. 김 대통령은 “나의 특사로,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와 비밀접촉을 가지라”는 특명을 내렸다.

◆3월17일, 상하이 첫대면

박 장관은 오전 9시20분 아시아나 항공에 몸을 싣고 상하이로 향했다. 문화부 직원들에게는 “몸이 좋지 않아 검진을 위해 병원에 입원해야겠다”고 둘러댔고 비행기 예약은 자신의 영문표기와 달리 ‘Park Jeiwon’으로 했다. 귀빈실 아닌 일반출구를 거쳤다. 법무부 직원 등이 그를 알아봤지만 “개인업무차 출국이니 신경쓰지 말라”고 손을 저었다. 호텔 식사도 룸서비스로 해결했다.

오후4시. 상하이 시내 호텔에서 송 부위원장과 첫 대면했다. 박 장관은 “나는 남북관계 전문가가 아니다. 단지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 평화와 인도주의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송 부위원장도 “나도 상부의 뜻을 받고 특사로 나왔을 뿐이다. 50년을 넘는 분단상황에서 중대한 사변을 완수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사변’이라는 표현에 박 장관이 깜짝 놀라자 송 부위원장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의미한다고 했다.

◆3월18일, 3차회담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회담에서 북한은 정상회담 개최에 예상 외로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합의문안 작성은 난항을 거듭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과 직함 대신 ‘최고위자’를 쓰자고 했다. 송 부위원장은 “훈령을 갖고 19일 다시 만나자”고 했지만 박 장관은 19일 귀국했다.

◆3월22~23일 베이징

박 장관 일행은 22일 차이나 항공으로 베이징에 갔다. 북측은 회담 전 우리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버텼고, 오후5시 회담은 무산됐다. 두 사람은 밤새 전화로 씨름했다. 23일 오전 3시 송 부위원장은 “새벽 5시에 만나자”고 해 회담이 열렸다. 북측은 회담 개최를 ‘김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로 하자고 했다.

박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에 따라’로 맞서면서 “안되면 귀국하겠다”고 버텼다. 합의를 못본 채, 박 장관은 오전 9시 베이징을 떠났다.

◆4월8일, 합의문 서명

북한은 4월7일 “8일 베이징에서 만나자”고 연락해 왔다. 박 장관은 주변 사람들에게 “한식 성묘차 선산에 다녀오겠다”고 둘러댄 뒤 베이징으로 갔다. 남북한 대표가 함께 차이나월드호텔에 묵었다. 오후 4시 회담에서 북한은 ‘보도문’을 내밀었다. 박 장관은 ‘합의서’를 고집했다.

결국 북한이 ‘김대중 대통령의 요청에 의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에 의해’로 문구가 다른 두 종류의 합의문을 만들어왔다.

오후 7시25분 두 사람은 서명하고 실무진 배석하에 베이징 ‘장안 구락부’에서 ‘폭탄주’로 성사를 자축했다.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김인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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