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이산가족방문단의 김경락(金京落) 북측 단장은 27일 '남측에 남아있는 비전향 장기수와 그 가족 모두가 북으로 보내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측 김 단장은 이날 낮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를 방문, 서영훈(徐英勳) 총재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빠른 시일안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남측에 남아있는 비전향장기수 가운데 상당수가 오랜 기간 감옥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뜻과는 관계없이 전향서를 쓴 것으로 안다'며 정순덕씨와 정순택씨 등 비전향장기수 30여 명은 당장 북으로 송환돼야 한다는 뜻을 서 총재에게 전달했다.

특히 김 단장은 지난해 9월 북으로 보내진 비전향장기수 가족들도 본인이 원할 경우 북으로 갈 수 있도록 요청하고 비전향장기수 가운데 가족과 이별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북으로 가기를 꺼려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비전향장기수가 북송될 경우 가족들도 함께 보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총재는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북측의 요구만 들어준다는 남측 여론이 있다'며 '이 문제는 남측 여론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 북측 단장은 북에서 국군포로 두사람이 남측 가족들을 만났다고 남측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데 대해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국군포로는 없다'고 주장했다.

서 총재는 김단장에게 '(지금과 같은) 이산가족 교환방문은 양측에게 부담이 되는 만큼 경의선 연결지점에 면회소를 설치하자'고 거듭 제의하고 '빠른 시일안에 장재언(張在彦)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이 자신을 초청하거나 자신이 장 위원장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남북의 적십자 지도자들이 만날 수 있기 희망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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