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 미사일방어(MD)체제의 가동에 들어가는 미국이 17일 기자들을 상대로 모의 시험을 실시, 북한을 닮은 가상 적국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 6기를 모두 격퇴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는 MD의 운영절차에 대한 계획 등을 공개하는 의미로 콜로라도의 초원지역에 위치한 공군 기지로 기자들을 불러 적국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가상 시험을 보여줬다. 이 기지는 '엠디워(MDWAR)'로 명명된 미사일방어 시뮬레이션 설계 및 운영 요원의 훈련을 맡고 있는 곳이다.

시험에서 동해상에 위치한 가상의 적국이 탄도 미사일 6개를 발사하자 미국측은 즉각 대응에 나서 요격 미사일을 발사, 모두 공중에서 폭파시키는 데 성공했다. 미사일 2기는 발사 초기 단계에 요격됐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긴장을 자아낸 때는 아이다호주의 보이시와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목표로 날아오는 마지막 적국 미사일 2개를 격추하기 위해 미국측의 요격 미사일이 다가가는 순간이었다. 여분의 요격 미사일이 단 1기에 불과해 양쪽 모두 격추에 실패할 경우 보이시와 앵커리지 가운데 1곳만을 구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으나 두 미사일 모두 격추에 성공해 난감한 결정을 피할 수 있었다.

미군 관계자는 실제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인구 규모 등이 고려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는 MD 운영시 수반되는 '급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미국 북서부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5-30분이며, 이것을 감지해 목적지를 알아내고 요격 미사일의 진행 경로를 계산하는데까지 약 8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MD를 둘러싼 미군의 지휘체계가 워낙 복잡한 것도 실전에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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