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미국을 방문중인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4일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워싱턴 특파원들과나눈 일문일답을 요약한 것이다.

-- 윤영관 전임 외교장관이 물러나는 과정에서 외교부 내부에 자주파와 동맹파의 논란이 있었다. 자주 동맹 논란을 어떻게 정리했는가.

▲ 자주파와 동맹파는 언론이 거론했지 정부의 누구도 거론한 일이없다. 문제를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외교정책은 외교부가 입안하고 관계부처와 협의 과정을 거치는데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에서 결정을 한다. NSC 사무처가 필요한 경우 조정을 거쳐서 결과적으로는 NSC 상임위에서 주요 정책을 대부분 결정한다. 그것을 대통령께 보고하는 것이다.

두 가지 얘기하고 싶다. 첫째는 이라크 파병같이 중요하고 국론이 양분된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청와대, 외교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의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의견제시한 것이 과도하게 보도된 데서 문제가 나온 것이다. 둘째는 NSC와 외교부의관계다. NSC는 새로운 큰 조직으로 발전했다. NSC는 국민의 정부들어 제도적인 틀을갖추게됐고 노무현 대통령 취임후 이것을 확대개편했다.

정부초기 이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절차상이나 조정기능상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그 이후에는 체제가 갖춰졌고 지금은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 조지 부시 대통령이 6자회담 당시 미국 대표단이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인내심이 고갈하고 있다고 전달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당시에 이것을 알고 있었나.

▲ 미국 정부 내부의 일이기 때문에 제가 코멘트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그저께 부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 여러 가지 말씀을 들어보면 부시 대통령께서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방침을 재확인하고 6자회담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렇게 보면 인내심을 잃었다는 얘기는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본다. 파월 장관도 이 보도를 부인했다.

-- 제2차 6자회담 결과에 대한 미국 언론의 평가는 좋지않다.

▲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 1차회담과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있다. 진전도 있다고 본다. 2차회담서 완전히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의 핵폐기 선언을 기대했다면 성과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과정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94년 제네바합의 때도 시간이 걸리고 여러 과정이 있었다. 지금 겨우 2차회담을 열었을 뿐이다. 그러나 2차회담서 합의문까지 만들고 3차회담의 시한과 장소까지 결정하고 워킹그룹까지 만들기로 한 것은 제도화를 위한 상당히 큰 진전이라고 보고 있다. 결론은 시간이 가면서 도출될 것으로 본다.

-- 북한이 이번 회담 이후에 핵활동을 안 할 것으로 보는가.

▲ 예단하기 어렵다. 이것은 북한이 얼마만큼 진정으로 확신을 갖고 이 문제를해결하느냐하는 의지에 달려있다. 다자협상은 시간이 좀 걸린다.

-- 개성공단 사업등 북한에 실질적 이득이 가는 경제적 교류는 핵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한 견해는.

▲ 파월 장관에게도,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에게도 설명했다. 우리정부의 주요한 두가지정책은 ▲ 남북관계를 원만히 잘 관리하는 것과 ▲ 핵문제를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두 가지 과제를 서로 연계하기보다는 지혜롭게 조화시켜나가는 것이 기본 과제다. 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전에는 실질적이고 대규모인 남북관계는 진행시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두 가지가 연계돼 있지는 않지만어느 정도 영향은 받는다.

-- 북한이 핵동결만 약속하면 한국의 지원을 미국측이 양해하는가.

▲ 그것은 서로 협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대개 양해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이 CVID 과정의 일부로 핵을 동결하면 우리가 여러 이니셔티브를취할 수있다. 그것은 6자회담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입장이다. 그 경우 중국과 한국이 대북 경제지원을 하는 것은 미국이 양해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 일본은 납치문제가 좀 심각하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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