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요, 공화국 북조선이 싫은게 아니라 돈벌어 북에 있는 가족을 돕기 위해 남한에 왔습니다.'

23일 서울 모처의 한 선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함경북도 출신의 탈북자 박영자(가명.33.여)씨는 자신의 탈북 동기와 남쪽으로 오게된 사연을 이같이 밝혔다.

북한을 탈출, 제3국을 거쳐 최근 입국하는 일부 탈북자들의 경우 북한당국의 정치적 억압에 견디기 어려워서라기보다 돈을 벌기 위해 입국하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박씨는 지난 98년 4월 폭 20m의 두만강을 헤엄쳐 건넜고, 2년 5개월이 흐른 지난 해 9월 제3국을 거쳐 입국했다.

박씨는 두만강을 건너게 된 것은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한달간 식량을 배급받지 못해 중국에 살고 있는 친척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 였다'고 탈북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두만강을 건넌후 상하이(上海) 등지에서 돈을 벌기위해 악착같이 일했으나 북에 있는 가족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불법 체류자로 불안한 생활을 하던 중 남한이 중국 보다 더 잘산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서 '다른 탈북자들로부터 남한에 가게되면 중국에서 1년간 벌 돈을 한달이면 벌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현재 수입의 상당부분을 중국 지린(吉林)성에 거주하고 있는 친척 할아버지를 통해 북한의 가족들에게 보내고, 할아버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북에 있는 가족의 소식을 전해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남한 생활과 관련, '저의 사상은 이미 변질 됐다'면서 '부모 형제가 그립지만 북한으로 되돌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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