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존 케리 상원의원은 조지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대북 직접대화 거부를 "분별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케리 의원은 타임 최신호(2월9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의 정책들을 가혹하게 비판했는데 부시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무모하고 거만하며 이데올로기적인 외교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어떻게 가혹한가"고 반문했다.

케리 의원은 "북한과 직접대화를 거부한 것이나 대외지원 실책을 수년간 방치하고 러시아 핵물질의 억제에 나서지 않은 것 등은 모두 무모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케리 의원은 "부시 대통령을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아한다. 그는 매우 적극적이고 친밀감이 있으며 아주 좋은 사람"이라면서도 "그의 비전이나 방향을 반대하며 이것은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견해차"라고 밝혔다.

케리 의원은 민주당의 경쟁자들을 포함해 정적들이 자신을 `자유주의자(liberal)'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자유주의자'라는 용어는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예산을 함부로 쓰는 정치인을 지칭할 때도 사용된다.

케리 의원은 "내게 그런 잘못된 꼬리표를 달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런 시도는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말하고 자신이 재정적자 감축 법안인 그램-러드먼-홀링스 법안의 입안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케리 의원은 자신을 "사려깊은 민주당원"이라고 규정하면서 "사회보장이나 최저임금 개선 등에 관한 신념은 결코 포기하지 않겠지만 직업 창출이나 기업가적 정신, 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 등에 관해서는 나를 `새로운 민주당원'이라고 불러달라"고 말해 경제에 관해 `실용적 사고'를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91년 이라크전 결의안은 반대한 반면 2002년에는 찬성한 이유에 대해 케리 의원은 "91년에는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 자체는 찬성했지만 국민적 합의를 위해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고 2002년에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 이라크전 결의안에 찬성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케리 의원은 2002년의 경우 "우리와 세계가 후세인의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지만 이를 위해 부시 대통령이 택한 방법은 잘못됐고 그는 우리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경쟁후보들은 이라크전에 대한 그의 입장이 일관되지 않고 부적절했다며 비판하고 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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