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중국 흑룡강신문은 지난 10일 `조선(북한) 정보산업에 박차'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 정보산업의 현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특히 북한이 90년 우수인력을 모아 설립한 `조선콤퓨터쎈터'가 내각의 성급으로 승격돼 정보산업 발전을 추진하는 중심 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노동신문 지방주재 기자들이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원고와 사진을 보내고 있다는 등 북한 정보산업의 변화상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정보산업의 현황을 있는 그대로 알린다는 의미에서 흑룡강신문에 게재된 `조선 정보산업에 박차'라는 제목의 기사 전문을 소개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원문을 남한식 표기로 고쳤다.

정보산업의 비약적 발전은 세계에 천지개벽의 변화를 가져다 주었으며 정보화는 이미 전 지구 경제발전의 주제가 됐다. 걸음마를 비교적 늦게 뗀 등의 원인으로 조선의 정보산업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다. 조선 정부는 90년대 초부터 정보산업을 중시,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컴퓨터 지식 보급 및 컴퓨터 기술발전부문에서 분발, (세계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 90년 10월 조선 정부는 전국의 여러 연구기관에서 선발한 우수한 연구 인력과 각종 선진적인 설비를 갖춘 `조선콤퓨터쎈터'를 평양에 설립, 이 센터가 컴퓨터 기술개발ㆍ응용과 전국의 컴퓨터 보급사업을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했다.

이 센터 설립후 10여년 동안 김 총비서는 140여 차례나 지시를 내려 '조선콤퓨터쎈터가 과학기술사업을 개선, 강화하고 국민경제 생산과 관리, 컴퓨터화 실현 등에서 중견역할을 할 것'을 요구했다.

96년 조선 정부는 이 센터를 내각의 성급 기관으로 공식 승격시켜 내각이 직접 관리하게 했다. 이런 조치는 이 센터의 통합관리 기능을 강화시켰다.`조선콤퓨터쎈터'는 전국에 도합 7개 `분쎈터'를 두고 있다. 각 `분쎈터'에서는 컴퓨터 기술개발을 진행하는 동시에 컴퓨터 교육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해마다 각지의 공장, 광산, 기업에서 온 수천만명의 기술인력들이 이 센터 및 `분쎈터'에서 컴퓨터 교육과 (조작)훈련을 받는다. 또 조선은 전국의 조건을 갖춘 고등중학교들에 컴퓨터 과목을 개설했고, 각 대학교들에 컴퓨터학부를 설립했다.

이와 함께 `평양정보쎈터', 김일성종합대학 컴퓨터과학기술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컴퓨터연구소, 각 업종 계산기연구발전기구 등 연구기관들이 앞다퉈 설립돼 중앙부터 지방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컴퓨터 기술연구개발 체제가 이룩됐다.

세계 컴퓨터 기술발전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조선콤퓨터쎈터' 등에서는 중국 등지에 기술인력을 파견해 현지에 기구를 설립, 최신 정보를 수시로 조선 국내에 전달하도록 하는 한편 개인 혹은 단체를 (해외에) 파견해 각종 국제정보업계의 연구토론회와 성과전시회에 참가시켰다.

지금까지 조선은 남한, 중국, 일본 등 10여 개 국가와 학술교류 및 공동개발을 하고 있다. 협력동반자로는 남한의 삼성과 현대그룹 등이 있다.

함순철 `조선콤퓨터쎈터' 외사지도원에 따르면 멀티미디어기술, 응용프로그램 등 기술개발부문에서 조선은 전진을 이루었다. 정보산업 각 부문에서 개발한 기술과 제품은 국민경제 각 분야에 충분히 이용돼 경제효율성을 높였는가 하면 또 나이지리아, 예멘, 일본 등에 수출돼 외화를 벌어들였다.

조선에서는 이미 `윈도2000' 환경에서 구동되는 조선어 입력프로그램, 번역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터넷과 이동통신 건립을 망라한 대형 기업정보조직, 네트워크 관리기기 및 인터넷서비스 등의 사업을 완료했다.

함 지도원은 기자에게 '조선은 이미 인터넷에 접속할 모든 기술 준비를 마치고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국내 네트워크도 일정한 발전을 가져왔다. 조선 내각의 각 성ㆍ위원회, 중앙 직속기관, 각 보도 단위 등이 모두 자체 컴퓨터망을 설립했으며 그중 대다수가 국가 중심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다.

조선은 이미 기본적으로 평양과 지방 각 시, 도, 군에 이르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외사부의 한 간부는 '지방에 주재해 있는 기자들은 이미 네트워크로 (본사에) 원고와 사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중앙과학기술통보사에서 구축한 `광명' 과학기술망은 이미 각 기관망, 각 도와 지방 중심망에 순조롭게 연결돼 이 네트워크 접속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이 네트워크 사용자는 2년 전에 비해 4.6배 늘어났다.

하지만 조선은 아직 컴퓨터 생산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모든 컴퓨터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컴퓨터를 갖고 있는 개인은 극히 적고 대부분 주민들은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대해 아직 잘 모르고 있다.

이밖에 전화선에 의한 전송을 위주로 하는 네트워크도 선로용량이 적고 설비가 낙후돼 그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과학연구성과도 공업부진으로 말미암아 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요인들은 모두 조선 정보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다.

따라서 조선이 세계정보 조류를 따라잡으려면 아직도 일정한 시일이 걸려야 하고 무수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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