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 주역인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핵무기 제조기술을 북한과 이란, 리비아 등에 전수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2일 칸 박사가 며칠 전 서면 진술서를 통해 파키스탄 수사팀에 이 같은 사실을 자백했다고 익명의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칸 박사는 진술서에서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중반에 걸쳐 기술을 유출했으며, 그 동기는 “개인적인 욕심과 야망”이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칸 박사의 서면진술서는 지난달 31일 열린 국가지휘국(NCA) 회의에서 공개됐으며 이 자리에서 칸 박사는 총리의 과학보좌관직에서 해임됐다.

정부 관계자는 2개월에 걸친 핵기술 유출 여부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NCA가 칸 박사와 공범 6명에 대한 처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파키스탄의 핵기술 정보를 제공받은 국가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 수사대상자들의 진술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자연기자 ach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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