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관련된 문제들에 있어서 러시아의 건설적인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이재춘(李在春) 러시아주재 한국 대사가 19일 말했다.

이 대사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오는 27∼28일 한국 방문에 앞서 인테르 팍스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한국과 러시아 지도자가 직접 만나 다양한 문제들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은 한반도내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시아 역내 안정, 그리고 국제 평화 강화 측면에서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한 사이에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양국 인사간 교환이 확대되는 등 한반도 상황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면서 “한국은 안보와 경제, 그리고 다른 모든 분야에서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을 추구하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관련된 문제들에서 러시아의 건설적인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 아시아의 상황은 러시아의 국가 이해와도 긴밀한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는 스스로를 유라시아 국가로여기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하더라도 유럽지역과 비교할 때 아.태지역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할애한 것으로 우리는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가 이 지역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상기한 뒤, “한국은 이 지역내에서 러시아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어 “한국과 러시아는 이미 건설적이며 호혜적인 파트너 관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하고, “러시아는 한국의 인접국으로써 한국 입장에서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며, 한국과 러시아는 안보와 실질적인 협력 문제는 물론 중요한 국제 문제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교이후 양국 정상이 그동안 5차례나 만난 것은 이같은 협력관계가 성공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사는 경제협력관계에 언급, “지난 97년과 98년 각각 양국을 엄습한 경제위기로 교역량이 줄었지만 99년부터는 교역량이 다시 늘고 있다”고 지적한뒤, “지난해부터 러시아 경제가 복구되면서 교역량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러시아가 상호보완적인 경제 체제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한뒤,“푸틴 대통령의 취임이후 러시아내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도 고양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대러시아 투자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사는 “한국과 러시아가 현재 철도연결사업,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나홋카 전용공단 사업 등 대규모 주요 사업들을 공동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들 사업의 실현방안은 물론 다른 실질적인 협력 사업들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푸틴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에너지, 천연자원 개발 및 활용, 산업, 과학.기술 및 운송 분야 등에서도 양국간 실질 협력이 확대돼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이와 함께 “러시아는 과학적 잠재력과 높은 수준의 군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한국은 러시아가 계속 군사장비 수출을 통해 대한(對韓) 부채의 일부를 청산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투명하고 공개적인 경쟁의 원칙하에 외국과의 군사기술 협력을 발전시켜나가고 있으며 러시아가 이 분야에서 충분히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사는 특히, 한국이 과거 소련에 제공한 경제협력 차관은 “양국의 경제협력관계 발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우호.협력관계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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