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이임하는 서영훈 대한적십자사 총재는25일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민족 화해’라며 앞으로 보건 혈액분야에서 대북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 총재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도 돕는데 같은 동포를안도우면 사람의 도리가 아니고 세계가 비웃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임 소감은.
▲인생 70이라고 하는데 내 나이 만 81세다. 그중 50년을 적십자와 인연을 맺고일하다가 떠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고 적당한 때다. 적십자와 더불어 청년기와 중년기를 보냈고 노년기에 되돌아와서 총재란 책임을 지고 열심히 일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세계적으로도 반석위에 있다고 본다. 적십자는 가장 공신력있는 인도주의적 단체이고 내가 이 세상에 와서 제일 인연이 깊고 정열을 다 바쳐 일한 곳이어서 고향과 같은 곳이다. 몸은 떠나지만 마음은 적십자에 있다.

--아쉬운 점은.

▲별로 없다. 2005년 한적 창립 100주년을 맞아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연맹총회의 서울 유치를 위해 1년간 애썼고 종전에는 없던 명예고문에 위촉돼 계속 적십자일을 할 수 있어서 아쉬운 것이 없다. 총회 개최 때까지 총재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있었지만 지금 떠나는게 제일 좋다. 후임 총재가 잘할 것이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아직도 열정이 남아있다. 지금 하고 있는 원로회의를 잘 운영할 생각이다. 원로회의는 과거 국정운영에 참여했던 원로들의 모임이다. 정부 고관이 아니라 학술ㆍ교육ㆍ문화ㆍ종교 등의 방면에서 존경받는 분들이 한달에 한번 모인다.

원로들이 괜히 이쪽 저쪽 나서서 국민을 분열시키지 말고 과거의 이해관계와 인연, 원한 감정등을 모두 초월해 미래지향적인,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보편적 가치와 윤리와 어긋나지 않도록 정부와 여야, 젊은이들에게 충고하는 운동을 하겠다.

또 9년전 시작했지만 한동안 소강상태에 있던 ’공동선운동’에 주력할 생각이다.

이 운동은 지구촌을 잘 지켜서 인류가 공동으로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와 윤리를구현하자는 것이다.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과 세계선린회의 이사장과 손정도 목사와 안창호선생 기념사업회 등 여러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어 할일이 많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정신혁명 운동을 힘자라는데까지 하겠다는생각을 하고 있고 그래서 나이는 많지만 쉬지 못할 것 같다.

--후임 총재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윤구 후임 총재는 나의 친구이자 후배이고 같이 일하던 동지다. 후임 총재는 유니세프 운동을 많이 했고 나는 적십자운동을 많이 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도 함께 했고 서로 알고 지낸 지가 30년이다. 후임 총재는 경험이 많고 평화운동가이자 인도주의자다. 그러나 밖에서 경험한 것과 안에 들어와서 하는 것은 많이 다를것이다. 하지만 잘 하리라고 믿는다.

--대북지원 활동 계획은.

▲총재에 취임하기 전부터 북한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르완다, 에티오피아 등 다른 나라도 돕는데 같은 민족, 동포를 안도우면 사람의 도리도 아니다. 세계가 우리를 비웃을 것이다. 지금까지 식량,옷,약품 등을 지원했는데 앞으로는 보건,혈액 같은 사업을 하려고 한다.

기술도 가르치고 돕는 것이 우리 민족 화해다. 지금남북은 엄연히 두 나라인 만큼 당분간 상호 체제를 부인하지 말고 서로 존중하면서 차츰차츰 연방이든 무엇이든 그런 것이 될만할 때 통일을 실현해야 한다.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어렵고 중요한 일을 함께 해온 적십자 식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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