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출신으로 평양에서 이름난 축산 전문가인김응태(80.남)씨는 북한의 무소속 대변지 통일신보(12.13)에 자신의 삶을 회고했다.

1923년 경상남도 울산에서 태어난 김씨는 현재 평양시 평천구역 새마을1동에 살고 있으며 ’가금업’(축산업)을 육성한 공로로 국기훈장 제1급과 김일성 표창을 받기도 했다.

아버지를 여의고 지독한 가난을 피해 13살 때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신문배달과 막일로 중학교와 철도전문학교를 마쳤다. 오사카(大阪)에서 기관사로 일하며 잠시나마 배고픔을 잊고 있던 그는 청천벽력 같은 징병통지서를 받게된다.

“나라를 빼앗긴 것만도 가슴 아픈데 또다시 싸움판에 끌려가 피를 흘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도 분하고 억울해 그 곳에서 도망쳐 일본의 어느 한 광산에 숨어살게 되었습니다” 일제가 패망하자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에 들어간 그는 당시 해방신문사주필을 거쳐 조선중앙사범학교 교무주임 겸 철학교수로 일하게 된다.

1965년 4월 가족들을 먼저 북한으로 보낸 뒤 그는 일본에서 축산업에 손을 대큰 돈을 벌어 북한에 축산설비를 보내기도 했다. 73년 3월 북한에 정착한 김씨는 본격적으로 축산업에 뛰어들었고 나중에 평양시 가금총국 부총국장을 맡는 등 이름을날렸다.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가금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열심히 일했다”고 회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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