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를 비롯한 북한 전역이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59회 생일을 맞아 떠들썩했다.

예년에 비해 행사 규모는 커지지 않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어 처음으로 맞이한 생일이라는 점에서 축제 분위기는 예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조선중앙텔레비전 보도에 소개되는 평양시의 밤거리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밝은 표정이 흘러넘치는 모습이었다.

전력사정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평양시 밤거리에는 장식물이 설치됐는가 하면 최근 며칠 간 꼬마전구가 나무를 화려하게 수놓았고 평양 중심지 건물에 붙은 구호판에서도 `21세기의 태양 김정일 장군 만세'라는 문구가 알록달록한 빛을 발했다.

옥류관, 청류관, 련못관 등 평양시 인민봉사총국 산하 음식점들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마련해 시민들의 입맛을 돋웠다.

이들 음식점에서는 기존 메뉴 외에도 타조고기와 꿩고기, 노루고기를 이용해 타조육개장, 꿩고기완자국수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판매했다.

이날 오전 평양체육관에서는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 대회가 진행됐다.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김중린 당중앙위 비서 등 당ㆍ정 고위간부들과 붉은 머플러를 목에 두른 수백 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대회에서는 소년단 입단식이 진행됐으며 소년들은 입단선서를 통해 `공산주의 건설의 믿음직한 후비대(後備隊)'가 될 것을 다짐했다.

평양방직공장을 비롯한 평양시 공장ㆍ기업소의 근로자들은 김 총비서 생일을 맞아 각종 체육경기를 진행했다.

이들은 농구, 배구, 줄다리기 등 다양한 체육경기를 통해 친목을 다지는 한편 쌓였던 노고를 푸는 모습이었다.

김일성종합대학에 근무하는 30∼40세 가량의 학사ㆍ박사들은 물론 머리에 서리가 내린 듯한 노교수들이 대학 체육관에 모여 두 사람이 공에 머리를 붙이고 달리는 오락에서 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체육ㆍ오락 경기를 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동평양대극장과 만경대학생소년궁전, 평양학생소년궁전 등에서는 경축공연이 15일 저녁에 이어 16일에서 성대히 진행됐다.

당ㆍ정 간부들과 비전향장기수, 군 장병, 해외동포, 평양주재 외교관, 평양시민들은 만수대예술단과 각 궁전 예술단원들이 펼친 공연을 관람하면서 열렬히 박수를 보냈다.

생일을 하루 앞둔 15일 저녁 평양시 곳곳에서는 각종 연회가 이어졌다.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이날 저녁 평양주재 대사관 무관들을 초대한 가운데 인민무력부 청사에서 연회를 베풀면서 김 총비서 생일을 계기로 각국 군대와의 친선협조 관계가 한층 발전되기를 희망했다.

이날 저녁 평양시 목란관에서는 재일본 조선인축하단, 재중 조선인축하단, 재미동포 등 방북 중인 해외동포들을 위한 연회가 열렸다.

여기에는 북한측에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유호 해외동포영접국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 총비서 생일을 앞두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중앙상임위원회가 축하문을 보내온 것을 비롯해 평양에 주재하는 각국 외교부문 및 유엔개발계획(UNDP)ㆍ유엔아동구호기금(UNICEF) 등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축하편지를 북측 관계기관에 전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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