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중 4개국이 2차 6자회담에서 공동문서채택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1차 6자회담은 대화의 틀 마련 자체에 의미를 두는, 일종의 상견례 형식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면 2차회담은 본격적인 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비록 작더라도 구체적인 진전이 없을 경우 6자회담의 운명이 불투명해질 수 있기때문이다.

이런 문제 의식속에서 4개국은 지난 9일부터 26일까지 이뤄진 미.일.중 6자회담수석대표의 연쇄 방한 회담을 통해 2차 6자회담의 목표로 공동문서를 채택한다는 데원칙적인 합의를 이루고 구체적인 문안협의까지 벌였다.

특히 한.미.일 3국간에는 우리 안을 중심으로 사실상 개략적인 3국 공동문서 문안을 마련한 데 이어 조만간 이를 토대로 중국과 협의를 벌여 4국 공동문안을 작성할 계획이다.

4국이 목표로 하는 공동문안은 향후 추가협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일단 ’공동성명(joint statement)’의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차 회담에서 도출된 ’의장요약발표문’이나 ’공동언론발표문’보다 공동성명이 회담결과에 대한 참여국의 구속력을 높일 수 있기때문이다.

공동문안에는 우선 북한이 기존 핵 및 핵 프로그램 폐기와 사찰.검증 수용을,미국 등 나머지 5개국은 대북 불가침 의사를 각각 교환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전제로 북핵 문제의 핵심당사자인 북.미 양국이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현상동결’ 선언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상동결 선언은 북한의 경우 ’모든 핵 프로그램 및 미사일 개발 활동을 잠정중단한다’, 미국은 ’당분간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취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가능성이 높다.

또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일본인 납치 등 주변 문제에 대한 해결을 추진하겠다는 원칙론도 포함시키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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