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북한의 호칭 논쟁이 점점 열을 더해가고 있다.

북한 대표단은 14일(현지시각)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일본이 우리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부르지 않고) 지리적 개념으로 북한(North Korea)이라고 부른다면 우리는 일본을 ‘섬나라 일본’이나 ‘일본 군도(群島)’ ‘일본 섬사람’으로 불러야 할 것이지만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6일 전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4일. 북한 김창국 유엔차석대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연차 보고서를 승인하는 표결 석상에서 일본을 ‘잽(Jap)’으로 부르며 격렬하게 비난했다. ‘잽’은 영어권에서 일본을 비하해서 부르는 말. 김은 핵문제를 둘러싼 유엔 토의에서 일본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이라고 정식 국명을 부르지 않고 ‘북한(North Korea)’이라고 부른 것이 정치적 의도라며 세 차례에 걸쳐 ‘잽’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일본은 “북한이라고 부른 것은 ‘지리적 개념’으로 사용한 것이며 모멸적인 의미가 아니다”고 일단 해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지리적 개념’이라는 해명에 “일본은 우리나라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며 재차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대한 일본측의 반론은 17일 이뤄질 예정. 그러나 북한 입장으로서는 일단 일본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납치문제에 관한 화제를 국호문제로 돌리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東京=崔洽특파원 pot@chou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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