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회과학원은 오랫동안 미해명 문제였던 발해의 5경(5개 수도) 가운데 한 곳인 남경남해부(南京南海府)의 위치를 경수로가 건설되고 있는 함남 금호지구에서 10㎞ 떨어진 `함남 북청군 하호리 청해토성'으로 확정했다.

또 동경용원부(東京龍原府)의 위치도 그동안 북한 대내외에서 학설로만 제시돼 왔던 `함북 청진시 청암구역 부거리 일대'로 비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0일 인터넷판에서 '(북한 역사학계에서) 최근 이룩된 가장 큰 연구성과는 오랜 기간 미해명 문제였던 발해 5경(五京)의 하나인 남경남해부와 동경용원부의 위치를 확정한 것'이라면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소속 발해연구실 자료를 인용해 위치비정 사실을 밝혔다.

남경남해부는 발해의 5경 가운데 유일하게 한반도에 위치한 행정구역인 것으로 전해져 왔으며 학자들 사이에서는 함경남도의 북청이나 함흥일 것이라는 설이 제기돼 왔다.

북한이 남경남해부로 확정한 청해토성(둘레 2132m, 높이 2∼3m)은 동서로 약간 길죽한 장방형으로 80년대 초부터 10여 년에 걸쳐 온돌을 놓은 집터, 병영터, 무기고, 무기제작소, 우물 등과 건축부재, 노동도구, 무기, 마구, 쇠가마, 자기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조선신보는 발해연구실이 80년대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청해토성을 조사해 왔다면서 '이처럼 연구집단의 노력에 의해 발굴된 청해토성과 그 주변 유적ㆍ유물들은 이곳이 남경남해부라는 것을 논의할 여지없이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붕을 장식하는 기와ㆍ막새 조각, 옥으로 만든 `4각도장' 등이 청해토성에서 출토됐음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유물 중에는 헤이룽장(黑龍江)성 닝안(寧安)현 동경성(東京城) 일대인 것으로 알려진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에서 나온 것과 같은 유물ㆍ유적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외에도 함북 청진시 청암구역 부거리 일대에서 왕릉으로 보이는 1호 무덤(길이 4.56m, 너비 4.48m)을 비롯해 1만여기로 이뤄진 무덤군(동서 150m, 남북 100m)이 발견되고 무기, 마구, 도기, 장식품 등이 출토된 점을 전하면서 북한 사회과학원이 이곳을 동경용원부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동경용원부의 위치는 헤이룽장성 훈춘(琿春)시 팔달성(八達城) 일대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 등지의 학자들 사이에서는 부거리 일대일 가능성이 높다는 학설도 제기돼 왔었다.

한편 북한의 채태형 발해연구실장은 '발해사에 대한 해명은 조선민족사를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데서 큰 의의를 가지며 통일을 눈앞에 둔 오늘 더욱 중요하게 나서는 과제'라고 전제한 후 '남측 학계에서도 우리와의 공동연구를 희망하고 있을 것이다. 하루빨리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그것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 발해사에 대한 `범민족적인 연구계획' 추진을 기대했다.

북한에서는 60년대부터 발해사 연구가 시작돼 90년대 이후 본격화됐고 연구 실적이 고등중학교 1학년부터 시작되는 발해사 교육에 대폭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