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한 평양 시민이 자전거로 동료들과 출근하고 있다.

일반 북한주민들의 재산목록 1호는 자전거다. 남한의 자가용 승용차만큼이나 소중하다.

누구나 자전거 갖기를 원하지만 가격이 비싸 일반 가정에서는 절반 정도가 갖고 있다. 평양은 그나마 대중 교통이 갖추어져 있어 자전거 없이도 견딜만 하지만 지방에서는 필수품이다.

북한에서 가장 인기있는 자전거는 ‘갈매기’이다. 일제 자전거도 들어오지만 ‘특수층’ 외에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 ‘갈매기’ 한 대의 가격은 90년까지 3000원(노동자 평균 월급 100원)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9000원까지 치솟았다. 일제 자전거는 1만5000원을 호가한다.

‘갈매기’는 함북 청진 부근의 수성 1급 정치범교화소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뛰어난 기술자들이 장기간 복역하면서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갈매기는 성능에서 일제보다는 못하지만 중국제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평가다.

북한산 자전거로는 ‘성천강’ ‘새별’ ‘평양’ 등이 있지만 갈매기보다는 질이 다소 떨어지고 가격도 싼 편이다.

젊은이들이 ‘갈매기’ 자전거를 타고 뒷자리에 여자친구를 태우면 기분이 그만이다. 새 자전거를 구입하면 동네를 빙글빙글 돌며 자랑하기도 한다. 지방 사람들이 돈을 벌면 가장 먼저 사고 싶은 물건은 단연 자전거다.

“마누라는 빌려줘도 자전거는 안 빌려준다”는 말도 흔하다. 누구에게 앙갚픔 할 때는 자전거를 망가뜨려 놓으면 효과 만점이다. 자전거는 북한주민의 발이자 신분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강철환 기자 nk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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