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외환·조흥 '3파전'

북한과의 '송금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은행들간의 경쟁이 불붙었다.

재경부는 지난달 28일 국내 기업 및 개인의 대북 송금 업무를 전담할 은행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에 선정될 경우 앞으로 북한의 금융 부문 진출에 앞설 가능성이 많고, 이미지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 은행들은 제각기 정부에 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각축을 벌이고 있다.

남북한 당국은 지난달11일 제1차 경제실무회담에서 ‘남북 사이의 청산 결제에 관한 합의서’에 가서명했다. 이에따라 양측은 앞으로 6개월 안에 남북한간 개인과 기업의 송금과 대금 결제를 전담할 은행을 하나씩 선정해야 한다.

남북 개인-기업 대금 결제 앞으로 6개월내 선정해야

현재 국내에서는 한빛, 외환, 조흥은행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한빛은행은 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의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 등과 접촉하면서 대북 진출을 모색하는 등 사전 준비를 많이 해 온 점을 내세우고 있다. 외환은행은 국내 타은행들의 외환 거래를 대행해 오면서 쌓은 노하우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부속 기구로서 북한의 경수로 건설지역인 신포에 지점을 개설해 놓고 있다는 ‘경쟁력’을 강조한다. 조흥은행은 광복전 북한지방에 14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역사적 ‘연고’와 함께 순수 민간 자본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남북한은 원료나 상품 등을 대금 결제 없이 교역하다가 나중에 결산해 차액만 결제하는 이른바 청산 결제를 담당할 국책은행도 선정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중 한 곳이 유력하지만 외환은행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교관 기자 haed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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