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강국’건설이 한창 추진되고 있는 북한에서 최근들어 ‘중앙집권적, 통일적 경제관리’라는 개념 아래 내각의 경제관리 역할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경제전문 잡지인 ‘경제연구’(2000년 4호)는 내각을 “경제사업을 직접 조직하고 지휘하는 경제사령부”라고 지칭해 내각에 경제사업을 집중시키는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내각이 국가경제를 책임진 헌법기관으로서 노동당의 경제정책ㆍ방침에 따라 경제관련 모든 사업과 문제를 총괄적으로 책임지고 풀어나간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내각의 경제관리 역할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는 최근 바뀐 것으로 보이는 ‘국가예산 수납체계’를 꼽을 수 있다.
‘새로운 국가예산 수납체계의 특징과 우월성’이라는 제목으로 ‘경제연구’지에실린 논문에 따르면 생산기관을 갖고 있는 내각의 성(省), 관리국은 예전의 경우 재정기관에서 예산을 받아 사용했지만 ‘국가예산 수납체계’의 변화에 따라 성, 관리국산하 기업소로부터 이익금을 받아 경제계획상의 지출을 신속히 실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공장을 갖고 있는 내각의 성ㆍ위원회의 경우 산하에 연합회사를 설치해 공장ㆍ기업소 운영을 총체적으로 지휘하고 있다는 점도 내각의 경제관리역할 강화의 한사례로 들 수 있다.
현재 금속기계공업성에는 전기기계연합회사ㆍ공작기계연합회사, 보건성에는 제약연합회사, 채취공업성에는 광업연합회사, 전기석탄공업성에는 수력발전연합회사,경공업성에는 방직연합회사ㆍ비단연합회사 등이 설치돼 있다.
최근의 내각 관련 움직임은 “국가의 인민경제 발전계획을 작성하며 그 실행대책을 세운다”(제119조 5항)는 개정헌법(98.9)에 따라 전반적 경제업무가 내각에 실질적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또 ‘혼란’과 ‘복잡성’배제 차원에서 공장ㆍ기업소와 내각 성ㆍ위원회간의 보고체계가 정연히 확립되는 등 내각의 집중적인 기업소 관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80년대 중반 이후 최근까지 공장ㆍ기업소에 대한 내각의 감독ㆍ통제가 제대로이뤄지지 않았고 위계질서마저 흔들렸다는 탈북자들의 주장을 놓고 볼 때 최근의 여러 조치들은 내각의 경제관리 능력을 한층 높여준 것으로 관측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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