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농업개발기금(IFAD)이 97년부터 북한에서 실시해 온 소액차관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톰 매카시 IFAD 농업문제 자문관은 최근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마련한 `북한은 과연 개방될 것인가'라는 주제의 모임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 전했다.

소액차관사업은 IFAD가 세계 최빈국 농촌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프로그램으로 1명에 약 150달러 정도의 돈을 빌려주고 그것을 이용해 가계소득을 늘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RFA에 따르면 매카시 자문관은 97년에 이어 지난해 12월 평안북도 구성시를 다녀왔는데 "주민들이 기르는 닭, 오리, 염소, 토끼 등 가축수가 3년 전에 비해 두배로 늘어났으며 산과 언덕배기의 옥수수밭은 가축용 풀이 무성한 초지로 변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식량난이 극심했던 97년 방문 때에는 사료가 동이 나는 바람에 이 지역 가축이 모두 사살됐으나 이후 IFAD로부터 가축복구 지원을 받았다며 지원사업은 △산간지역에 닭과 토끼 등 작은 가축의 사육 마리수를 늘리고 △양잠사업을 현대화하며 △쌀농장에 대해 긴급하게 비료를 지원하는 등 세가지 부문으로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IFAD가 지원하는 가축복구 및 양잠 현대화사업에 180여 개의 협동농장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자금은 토끼 등 작은 가축을 위한 사료공장과 축사, 가축병원 등을 복구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며 "현재 모든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IFAD가 1만8000여 가구의 여성을 대상으로 1가구에 약 150달러 정도씩 모두 1400만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면서 "5명의 북한 여성을 만나 150달러를 어떻게 사용했는가라고 물으니 농민시장 등에 타고 가기 위한 트럭을 공동으로 마련하는데 썼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1만8000여 가구의 주민들도 빌린 돈을 잘 갚아나가고 있으며 상환율이 90%이상으로 어느 국가보다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매카시 자문관은 지난해 토니 홀 미국 상원의원과 존 매릴 전 국무부 관리가 방문했던 지역은 단일작물만 경작하는 협동농장으로 매우 상황이 어려웠지만 이와 달리 "IFAD가 지원한 지역의 주민들은 차관을 이용해 각종 작물을 복합 경작함으로써 이를 농민시장에 내다 판 결과 가구당 소득이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끝으로 IFAD가 북한 농업복구 지원사업을 펴고 있는 유일한 국제기구로 97년부터 4500만 달러를 지원했고 지난달 말 작물 다변화 경작을 위해 추가로 2300만 달러를 지원키로 결정했다며 2년전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북한 농업복구를 위한 중장기 지원사업 계획은 국제사회의 자금조달문제로 아직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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