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당국은 현대그룹이 북한에 제공한 거액의 자금이 북한의 군사능력 향상에 직접 기여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일본의 산케이(産經)신문이 2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미 행정부의 한반도 관련 소식통은 부시 정권이 앞으로 북한의 통상 군사력 동향을 새로 주시해 나갈 전망이라면서, 미 당국은 지난 98년 이후 현대그룹이 금강산관광 개발 허가취득 등을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북한에 제공한 총 3억 달러의 무상원조 자금이 군사 목적으로 전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특히 북한은 현대가 제공한 자금으로 ▲99년 카자흐스탄으로부터 미그 21 전투기 40대를 구입하고 ▲99년 겨울과 지난 해 여름의 대규모 군사훈련에 필요한 석유를 구입한 것으로 미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93년 이후 석유 부족으로 중단돼온 북한군의 대규모 군사 훈련이 99년 갑자기 재개된 것은 현대 자금이 북한에 들어가 석유 조달이 가능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미국은 관측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특히 현대 자금 군사전용에 대한 미국의 이같은 우려는 클린턴 정권때부터 정부와 군 양쪽에서 제기돼, 지난 해 11월에는 주한 미군 사령부가 현대그룹 대표와 만나 대북 원조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한편 산케이는 이날 또다른 워싱턴발 기사를 통해 미국은 이란에 미사일 기술을 제공한 북한의 군수기업에 대해 올들어 돌연 경제제재 조치를 발동한 것으로 드러나 부시 정권이 북한에 강경자세로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주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제재는 미 국무부의 `생화학무기 및 미사일기술 비확산 담당국'이 이란에 미사일 기술 및 핵기술을 제공한 북한의 `창원 신용사'를 상대로 발동됐다는 것이다.

제재 내용은 미국에 대한 일체의 교역 및 기술 교류를 금지하는 것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 만료 3일 전인 지난 1월17일 미 연방 정부 공보에 제재조치가 게재됐으나 어디까지나 부시정권의 안보팀이 이를 결정했음이 틀림없다고 신문은 덧붙였다./연합



2001/02/02 08: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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