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단 이후 첫 일반인 대규모 평양관광길에 오른 130여명이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북측 고려민항 기내에서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
/朱完中기자 wjjoo@chosun.com
남북 분단이후 상업 목적으로는 최초로 일반인에 대한 대규모 평양관광의 길이 15일 열렸다.

남측 관광객 114명은 15일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오전 9시2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북측 고려항공 JS916편을 타고 오전 10시30분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향했다.

당초 118명이 떠날 예정이었으나 4명은 식중독 등 개인사정으로 평양관광계획을 취소했다.

남측 관광객은 4박5일간의 평양관광을 위해 북한을 방문, 19일 아시아나항공 OZ1348편으로 되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평양관광 일정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과 주체사상탑, 개선문 등 평양시내 관광을 비롯, 묘향산 등반과 남포의 평화자동차공장 견학, 정주의 시골 풍경 체험 등으로 짜여져 있다.

또 창광유치원 유치원생의 공연과 교예단 공연을 즐기는 시간도 있다.

이날 오전 일찍 인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분단이후 첫 민간인 평양관광 길에 오른다는 마음에 기뻐하면서도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평양시 강동구가 고향으로 부인 이명희(70)씨와 함께 평양관광에 나선 한이도(76)씨는 "6.25전쟁 직후인 49년 홀홀단신으로 월남해 살았다"며 "아버지가 살아계시면 104살인데 이번 평양관광에서 비록 만나보지 못하더라도 죽기 전에 고향마을을 꼭 한번 구경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광객의 일원인 경남대 북한대학원 신종대 교수는 "멀게만 느껴졌던 평양이 마음만 먹으면 일반인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된 만큼 이 평양관광이 남북통일의 첩경이 되길 기대한다"며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과 더불어 지방도 관광할 수 있어 의미있는 관광이 될 것 같다"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평양관광을 운영하는 평화항공여행사측은 "이번 평양관광으로 그동안 뱃길로 오가며 금강산 관광에서 북한 관광의 길이 더욱 넓어졌고 장기적으로 남북 화해와 협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는 19일 평양관광 하늘길을 처음 운항할 국적사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분단이후 금강산 관광을 위한 뱃길과 육로에 이어 하늘길로도 열린 역사적인 날"이라며 "관광객이 모두 탈없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녀왔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평양관광이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오는 12월 27일까지 예정된 일반인의 평양관광은 백두산까지 포함돼 5박6일로 이뤄지는 4차 관광(9월27일∼10월2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220만원의 비용이 드는 4박5일 일정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현재까지 평양관광 신청자는 1천여명 이상이 몰려 오는 9월 27일에 출발하는 4차 관광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다.

평화항공여행사측은 평양관광을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6회, 대한항공이 5회, 북한 고려항공이 13회 왕복운항하고, 올 연말까지 남측 주민, 해외동포 등 모두 2천여명이 평양 관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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