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진정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화해를 증진시키는 데서 더 나아가 군축을 실현해야 한다고 독일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가 밝혔다.

독일 함부르크 대학의 한스 기스만 평화안보정책연구소 부소장은 30일자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지 기고문에서 지난해 6월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따른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열광적인 분위기가 이제는 점점 사그러들고 있다고 말하고 아직 남북한은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질서를 구축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남겨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스만 부소장은 남북한은 지금까지 연방제, 장기수 송환, 이산가족 상봉등에 합의했으나 아직 군축이나 평화협정 체결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군축 없이는 진정한 평화를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스만 부소장은 한반도에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200만 명의 중무장 병력이 대치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같은 군사적 대결상태의 해소가 평화의 선결조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엄청나게 비대해진 남북한의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려는 노력 없이는 항구적 평화체제나 통일의 달성은 어렵다고 지적하고 동서 냉전이 한반도 분단을 초래한 근본 원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반도에서의 화해는 군축의 분위기가 조성되어야만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스만 부소장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은 평화 중재자로서 국제적으로 공인된 역할을 충분히 이행해야 하지만 결코 한반도 문제를 자신들의 전략적 목표에 국한시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한반도 주변 4강은 일방적인 군비확장을 도모함으로써 이 지역에서 군사적, 전략적 안정을 파괴하는 무모한 시도를 하지 말아야하며 동시에 4강은 지역안보 체제를 그들간의 관계발전이나 목표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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