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청춘거리에 있는 평양야구장.
북한 야구가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재 북한에는 4개 이상의 성인야구팀이 있으며, 고등중학교(중고교)에서도 팀이 계속 창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992년 여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일기 시작한 야구 열기는 매년 4월 만경대배대회와 10월 인민체육대회때 정식 경기를 실시하고 있다. 작년 10월 27일 조선중앙방송은 남한의 전국체전에 해당하는 북한의 `공화국 선수권대회"를 소개하면서 농구, 축구, 마라톤, 육상, 권투 등과 함께 야구 종목의 경기가 평양시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분산 진행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에서는 광복전 야구팀이 있었지만, 광복후 "미 제국주의 운동"으로 간주되면서 야구는 사라져 버렸다. 그러다가 1990년 8월 국제야구연맹(IBA)에 가맹하면서부터 다시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 북송된 재일동포들이 일부 야구를 하긴 했지만 이마저도 1970년대에는 자취를 감추었다.
1990년대 이후 북한은 쿠바 등을 통해서 야구를 받아들였으며, 야구 용품은 주로 중국으로부터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데에는 중국의 야구 발전과 무관하지 않으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부터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메달권 진입을 보면서 더욱 고무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탈북인은 "평양과 대도시에서 야구가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야구 선수들은 대개 육상·핸드볼 등 다른 종목서 활약하다 신체 조건과 재능을 테스트 받은 뒤 입문하고 있다.
평양에는 야구 전용구장인 평양 야구장이 1992년 4월 15일(김일성 생일) 건립됐으며, 좌우측 펜스의 길이는 서울 잠실 야구장과 비슷하고, 전광판 시설을 갖추고 있다./노재완 객원기자 benchno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