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내일 당장 남북한간 서신교환이 가능해져 북한에 고향을 둔 이산가족들이 월남하기 전 주소로 편지를 부친다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광복후 북한 행정구역 체계가 몰라보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1946년 9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확대회의 결정을 통해 평양을 평안남도에서 분리하고 강원도를 신설한 것을 시작으로 전후 50여 차례에 걸쳐 행정구역을 개편했다.

특히 1952년 12월에는 도-시·군-읍·면-리·동의 4단계 행정구역 체계를 도(직할시)-시(구역)ㆍ군-읍·리(동·노동자구)의 3단계 행정구역 체계로 조정했다. 이 때 면이 폐지되고 '노동자구'라는 새로운 행정단위가 생겨났다. 노동자구는 400명 이상의 성인 주민들이 살고 있고 그들의 65% 이상이 노동자들로 이루어진 공장·광산·탄광·임산 마을과 어촌 등에 조직되는 말단 행정단위.

오늘날의 북한 행정구역 체계는 이때 그 골격을 형성한 것이다.

북한 행정구역은 1945년 8월 해방 당시 6도, 9시, 89군이었다. 1999년 말 현재는 9도(4직할시), 24시(43구역)·147군, 3311리(896동ㆍ251노동자구)로 변모했다.

해방 당시 6개 도에서 9개 도로 늘어난 것은 자강도와 량강도가 신설되고 황해도가 황해북도와 황해남도로 분리된 결과이다. 4개 직할시는 평양과 남포, 개성 및 경제특구로 지정된 라진-선봉시(라선시). 국내의 출판물이나 웹사이트 가운데 평양을 특별시로 표기한 것이 있지만 북한의 공식 출판물들은 한결같이 평양을 직할시로 명기하고 있다.

평양은 19개 구역(우리의 구에 해당)과 4개 군으로 구성돼 있다. 면적은 약 2800㎢로 서울의 4배에 달하지만 인구 밀집지역은 전체 면적의 2%를 넘지 않는다. 평양의 인구는 『조선중앙년감』(1999)의 경우 200만 명으로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 시·군 중 특이한 이름으로는 함북 은덕(경흥)·새별(경원)군, 함남 영광(오로)·락원(퇴조)군, 황해남도 과일군, 량강도 김형직(김일성 부)·김정숙(처)·김형권(숙부)군 등이 있다./김광인기자 kki@chosun.com

▶NK데이터베이스의 [지리]-[행정구역의 변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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