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추방 국정원에 분노

23일자 1면 ‘황장엽·김덕홍씨 국정원 방출 통보’를 읽었다. 김정일 독재체제를 비판하는 황장엽씨의 사회활동을 제한해 온 국정원이, 이런 조치를 공개하는 황씨를 안전가옥에서 내쫓았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을 하는 국정원에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국정원은 과연 어느 나라 소속이며, 무슨 돈으로 운영되는가. 또, 황장엽씨는 누구이며, 왜 이 땅에 왔는가. 그는 김정일 개인숭배 독재 체제와 무력에 의한 남한 적화야욕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북한에서의 호의호식을 마다하고 온갖 위험과 협박을 무릅쓴 채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사람이다. “밥이나 얻어 먹으러 오지 않았다”는 황씨의 말이나 “북한, 또는 그 동조자로부터 테러를 당하면 영광”이라는 김덕홍씨 말처럼 이들은 국정원의 얄팍한 핍박을 겁낼 사람들이 아니다. 국정원은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탄 나라의 정보기관답게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황씨를 방출하는 졸렬한 발상을 자제해야 한다. YS 정부 시절 황씨에게 베푼 처우를 그대로 하면서 언론 접촉이나 사회활동을 그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대범한 정부조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종원 62·회사원·부산 동래구

◈음주가수 처벌했다고 협박?

23일자 27면에 실린 ‘음주운전 강타 입건 항의 강남서 홈페이지 마비사태’를 읽었다. 인기 댄스그룹의 한 멤버가 음주운전한 혐의로 구속되자, 극렬 팬들이 경찰에 항의하면서 해당 경찰서 홈페이지를 마비시켰다는 것이다.

이들이 올린 글에는 ‘음주운전이 뭐 대수냐’라는 식의 내용도 있다고 한다. 음주운전이 얼마나 무서운 범죄인가를 그들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도 이와 같은 주장을 펴는 것은 법과 질서를 우습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일부 극렬팬들은 또한 “신고한 택시운전사의 집을 불태우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 위하여 폭력도 불사하겠다는 폭력주의, 자신들의 패거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할 수 있다는 구세대의 병폐가 이들 신세대에게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만약 음주운전을 한 그 가수 때문에 내 가족, 내 친구, 혹은 당사자가 사망했다면 어떻겠는지 이들 극렬팬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양의모 37·대학강사·경기 안산시

◈낯뜨거운 신문삽화 당혹감

나는 물론 중학교 2학년생인 아들도 조선일보를 빠짐없이 읽는 애독자 가족이다. 그런데 평소 신문을 읽다보면 아들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지면이 종종 눈에 띈다. 23일자 37면(헬스면)에 게재된 ‘생리주기 임신 예측 못 믿는다’ 기사 관련 삽화는 성인만화에나 나올 성 싶은 여성상위의 성교 모습이었다. 성인이 보기에도 너무 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신문을 아들 녀석이 보면 어떤 느낌을 가질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무쪼록 사춘기 청소년에게 정서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는 삽화 게재는 신중을 기해줬으면 한다. 우리집뿐만 아니라, 대다수 가정에서 남녀노소가 신문을 접할 텐데 이런 야한 삽화는 가족간에 돌려보기 민망하다. 일전에도 독자란에 비슷한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시정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조선일보를 사랑하는 독자의 얘기에 귀 기울여 주기 바란다.

/김흥대 45·군인·서울 강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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