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핵문제를 두고 위협의 강도를 높여가는 북한에 대해 대치를 회피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2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영변 이외에 제2의 시설에서 플루토늄을 추출중이라는 의혹이 있다는 보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강조했음을 밝히고 이런 언급은 이라크에 대한 언사 및 행동과 크게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히 같은 기자회견에서 이란 및 시리아를 두고 "용납할 수 없는" 테러 비호행위에 관해 강력 경고했으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온건한 어조를 구사했다면서 이는 면밀하게 계산된 것이라는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올 여름 북한이 핵보유 선언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부시 대통령의 언급은 다시 한번 외교적 해결의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또다른 고위 보좌관은 미국 행정부는 북핵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대치국면이야말로 서방으로부터 경제적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북한이 의도하는 바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 행정부는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선언을 내놓을 때마다 별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거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말한대로 "플루토늄을 먹고 살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다는 전략을 채택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언하기 위해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이러한 전략이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사적으로 표명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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