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운임 ‘눈가리고 아웅’

철도운임이 8월부터 조정되었다. 주말 요금이 인상되었고 이것을 기준으로 월·금요일에는 5% 할인, 화·수·목요일에는 15%할인의 체계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주말에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이 평일 이용자보다 왜 더 많은 부담을 져야하는지 모르겠다. 평일보다 더 붐비는 주말에 비좁고 열악한 조건에서 기차를 타는데, 왜 더 비싼 운임을 내야 하는가.

물론 철도 운임의 주말 할증은 전부터 실시됐다. 그런데 반대의견이 많이 나오자 이번에 운임체계가 조정된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조삼모사(조삼모사)에 불과하다. 이전에는 평일 요금을 기준으로 주말에 요금을 더 받다가, 이제는 주말 요금을 기준으로 해서 평일에 할인해 준다는 것이다. 눈가림에 다름 아니다.

직원들에게 인사 잘하게 하는 것만이 서비스의 전부가 아니다. 보다 합리적이고 고객 위주의 발상이 느껴질 때 서비스는 실현된다고 본다.

/정우영 40·자영업·서울 강남구

◈ 기념관 사진게재 주의를

더위를 식히기 위해 얼마전 아이들과 함께 강원도로 휴가를 떠났다. 가다가 아이들의 안보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평창군에 있는 이승복기념관에 들렀다. 그런데 거기 걸려있는 사진을 보고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바로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거기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남북정상이 만나 화해를 도모하는 요즘, 그 사진을 볼 수 있는 공공장소가 한 두 곳이 아니다.

그러나 이승복 기념관이 어떤 곳인가. 무장공비들에 의해 칼과 돌로 무참히 살해된 한 가족을 기리는 기념관 아니던가? 나는 정상회담에 찬성하고,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이승복기념관의 그 사진은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러 전시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무참히 죽은 이승복군과 그 가족을 욕보이는 짓이나 다름없다.

나 뿐 아니라 많은 관람객들이 그 사진을 보면서 ‘이럴 수가 있느냐’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이런 사진을 전시해야 할 곳과 하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하지 못하는 관련자들의 해명을 듣고싶다.

/박정섭 38·상업·경기 용인시

◈ 처방전 따로, 조제 따로?

아내는 개업 의사이고 나는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이다. 의약분업 시행 이후 아내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아내가 발행한 처방전에 대해 약국에서 임의, 대체조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처방전을 무단으로 변경하는 사례도 자주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에게 처방전을 준 뒤 약국에서 가져온 약을 보면 가지각색이다. 처방한 물약이 흰색인데 환자가 가져온 물약은 핑크색이고, 처방한 약에 비해 알약 수가 1알(그것도 가장 핵심적인 약) 모자라서 약국에 확인해 보니 그 약이 없어서 빼버렸다고 한다. 물약 속에 여러가지 가루약이 섞여야 하는데, 가루 성분이 하나도 없기에 확인해 보니 “다른 사람이 조제하여 잘 모르겠다”고 하더란다. 나중에 다시 확인하니 그 사람은 약사가 아니라고 털어놓기도 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시청 담당부서에 전화를 걸어 실태가 이런 것을 아느냐고 했더니, 증거물을 확보해 신고해 달라고만 한다.

이런 식으로 단속 준비조차 제대로 안된 의약분업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준비없는 의약분업이 약품 오남용 방지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김현철(가명) 39·의사·대구 달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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