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일층의 번영(경제)’ ‘마음의 안녕(사회)’ ‘세계의 안정(국제정치)’ 등 3개 주제를 놓고 오키나와에서 3일간 개최된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이 어제 공동성명 발표와 함께 폐막되었다. 이번 오키나와 정상회담은 이들 3개 주제가 시사하듯이 한반도 평화구축과 중동평화 등 국제정치 분야를 비롯해 세계경제, 정보기술(IT), 환경, 식품안전, 범죄 등 오늘날 지구촌이 안고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분야를 광범위하게 다루었다.

오키나와 정상회담 결과에서 우리가 특별히 주목하는 것은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긴장완화와 대화를 촉구하는 ‘한반도 정세에 관한 G8 특별성명’ 부분이다. 그중에서도 ‘긍정적인 일보로서 미사일 발사 동결의 재확인을 주목한다’는 성명 내용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북·미, 북·일간 갈등 해소와 그 연장선상에서의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포기와 관련한 그동안의 혼란스러운 보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사실로 확인되었지만, 북한의 그같은 태도변화가 지닌 정확한 진의가 무엇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자체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미국이 그들의 우주개발에 대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함께 탐색할 용의가 있다’고 한 미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은 북한 미사일 문제가 나름대로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 그러나 시기 탓인지 북한의 ‘인도 및 인권에 관한 모든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인 우려에 대하여 건설적인 대응을 기대한다’고 한 특별성명 내용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번 오키나와 정상회담의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정보기술(IT)은 바로 21세기를 만들어가는 가장 큰 힘의 하나’라는 인식하에 각국간, 사회 각 계층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민·관 합동 연구위 설치를 포함한 글로벌 정보사회에 관한 ‘오키나와 IT 헌장’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들 정상들은 헌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정보사회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국제적 정보, 지식격차의 해소를 촉구’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같은 헌장 채택을 계기로 관련 정책의 개발과 IT관련 교육의 강화, 그리고 이 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런 주제들 이외에 G8 정상들은 세계의 빈곤, 에이즈, 다자간 무역협상의 재개, 유전자 조작 식품, 빈국의 부채 탕감 등을 다루었지만, 대부분 ‘선언적이고 원론적 합의’에 그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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