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 음식물 반입에 ‘차별’

최근 신세대들이 많이 찾는다는 한 첨단극장을 찾아갔다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었다. 극장과 같은 건물에 있는 편의점에서 구입한 핫도그, 음료 등의 음식물은 들고 입장이 가능한 반면, 외부에서 가지고 온 음식물은 반입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미리 사가지고 간 햄버거를 입구에 맡기고 입장했지만 아직도 불쾌하기 짝이 없다.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려면 전부 금지해야지 직영점의 것은 괜찮고 다른 곳에서 구입해 온 것은 안된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영화 관람장 내에서 여직원이 돌아다니며 마이크를 들고 입장객에게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것은 시끄럽기까지 해서 모처럼의 영화 관람을 짜증스럽게 하였다. 시설은 첨단이지만 그곳을 찾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빵점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이 곳만의 일이길 바랄 뿐이다.

/김용덕 40·회사원·인천 부평구

◈ 남은 음식 재활용 식당?

얼마 전 집근처 먹자골목에 있는 한 숯불갈비 음식점에 들어갔다. 식당은 빈 자리가 별로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붐볐고 종업원들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배가 고팠던 우리 가족은 고기가 구워지기를 기다리며, 곁들여 나온 미지근한 우거지 된장국을 떠먹고 있었다. 아이가 된장국이 더 먹고 싶다고 하길래 주방 아주머니와 눈을 맞추려고 주방 쪽으로 눈을 돌렸다. 주방에서는 손님 상에서 거두어 온 음식을 치우느라 한창이었고, 아주머니들이 된장국 찌꺼기들을 큰 냄비에 붓고 있었다.

당연히 그 찌꺼기들을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아주머니는 그 냄비 속에 국자를 넣어 휘휘 젓더니만 다시 다른 뚝배기에 그 국들을 옮겨담아 다른 손님들에게 갖다주는 것이었다.

순간 우리 식구들은 눈을 의심했다. 혹시나 잘못 본 것이 아닐까하여 계속 쳐다보았지만 종업원들은 새로 온 손님 상으로 계속해서 그 찌꺼기 국을 전해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규모가 있는 큰 식당에서 그렇게 비위생적인 음식을 내놓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불쾌했다. 나오는 길에 주인에게 항의했지만 별로 새겨듣지 않는 눈치였다. 언제까지 이런 후진적인 식당문화가 판을 쳐야하는지 기가 막혔다.

/한정숙 42·논술교사·서울 서초구

◈ 대학가 사상 혼란 ‘빨간불’

얼마 전 볼 일이 있어 D대에 갔을 때 일이다. 대학건물 곳곳에는 주한미군 철수와 반미자주화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옥상에서부터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21세기 대학 캠퍼스의 모습이 마치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90년 초반까지 주사파가 주도하던 대학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총학생회 명의로 쓰여진 6·25전쟁에 관한 대자보였다.

이 대자보는 대학본부 건물 옆 게시판에 붙어 있었는데, 내용은 조선전쟁(한국전쟁)이 미국의 사주를 받은 이승만정권이 일으킨 북침도발로 시작된 것으로서, 당시 미군은 무고한 양민들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런 대자보와 현수막은 일주일 후 다시 갔을 때도 버젓이 붙어 있었다.

세계적인 공산주의 퇴조와 북한의 경제적 파산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주사파들이 몇 년간 잠복기를 끝내고 요즘 제 세상 만난 듯 활개치는 모습은 최근 대학사회의 사상적 혼돈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하여 우리가 너무 낭만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국현(가명) 33·서울 관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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