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자 독자란 ‘학교체육 꼭 필요’를 읽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덧붙인다. 요즘 신설되는 초등학교의 운동장이 얼마만한지, 또 그곳에는 어떤 것이 자리하고 있는지 한번쯤 둘러보시기 바란다.

어른들은 아이의 비만은 걱정하면서도 유치원의 놀이터나 학교의 운동장 시설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다. 수업이 끝난 아이들도 운동장을 외면하고 학원으로 떠나기 바쁘다.

그늘이 없는 운동장, 벤치가 없는 운동장…. 그저 하루 종일 햇볕에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모래밭과 철봉 등 쇳덩이들. 요즘 같은 날씨엔 너무 뜨거워 도저히 만질 수도 없다.

나의 어린시절은 그래도 이보다는 나았다. 쉬는 시간, 점심 시간, 또 학교가 끝나기가 무섭게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 밑에 가방을 두고 뛰어놀곤 했다.

우리 어른들이 방과 후 아이들을 오락실로 내모는 것은 아닐까? 불량 식품이다, 불량 오락물이다 잔소리하기 전에, 어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황경하 29·주부·충남 아산시

◈ 28일자 1면 ‘북, 조선일보 기자 입북 거부’를 읽었다. 조선일보 기자 1명이 입경을 거부를 당해 회의장은 커녕 배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금강호 안에 있다가 돌아왔다고 한다.

신변안전각서까지 받은 기자의 입북이 거절되는 판에 회의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50년이란 긴 세월동안 가족의 생사도 모르고 지내 온 이산가족의 아픔은 이해한다. 하지만 민족의 아픔을 풀자는 회의에서 약속된 취재기자의 입북을 거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 대표단은 항의 몇 마디하고 회의에 참석했다고 하는데, 회의를 다음으로 연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

‘양보가 미덕’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국제관계에 있어서는 달리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남북 간에는 해결할 많은 문제가 있다. 다음을 위해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요사이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는 말이 유행처럼 되어 있다. 괜한 말로 잘 되어가는 일을 그르칠 필요도 없지만, 자극하는 것과 잘못된 것을 시정하는 것은 구별되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정완진 충북 충주시

◈ 23일자 6면 ‘집단폐업 이렇게 생각한다―의사를 의료정책 중심에’ 제목의 서울대 의대 조한익 교수 글을 읽었다.

그동안 전반적인 의료정책 수립 과정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 의약분업에 대해서는 의사 대표들이 정책수립 과정의 중심에 서서 활동해 온 것으로 안다. 작년 5월 10일 의사· 약사·시민단체가 의약분업에 대해 합의했으며, 그 후 의사들이 참여한 실무소위원회를 거쳐 지난 1월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시켰다. 그런데 의사들은 분업실시 10여일을 앞두고 약사법 재개정을 주장한 것이다.

특히 조 교수는 글에서 ‘의사만이 유일한 면허증 소지자이고, 다른 직종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불편할 뿐’이라고 썼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놀랄 일이다. 이런 의식을 갖고 있으니 관련직종과 원만한 대화인들 되겠으며 법인들 지킬 생각이 있겠는가?

비현실적인 의보수가,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약품 실거래가 상환제 등 병·의원 경영 압박 요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법을 준수하면서 관련 직종과 합의를 거쳐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슬기로움을 권하고 싶다. /김철기 55·약사·강원 원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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