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4년 ‘서울 불바다’ 발언을 홍콩 언론이 요란하게 보도하던 날, 정상적으로 비자를 받은 홍콩 주재 한국교민들도 중국 입국이 거부됐다. 중국 대륙에 생산기반을 둔 국제무역도시 홍콩 주민에게 중국 입국 거부는 생계를 위협하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얼마 전 홍콩 신문 1면에는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공항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영접하는 사진이 실렸다. 도저히 믿기지 않아 신문을 보고 또 보았다.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기사가 줄줄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2000년 6·25를 맞았다.

우리는 분명 통일의 문전에 와 있다. 26일자 6면 시론 ‘북한을 ‘법적 외국’으로?’, ‘남는 전력을 북에 보내자’와 27일자 사설 ‘남북 군사위 설치를 기대한다’ 등은 분명 우리가 평화통일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실감케 한다. 홍콩과 같은 국제도시에 살고 있는 교민들은 하나같이 조국의 소식에 매우 민감한데, 이 같은 사건이 곧바로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기도 하다. 50년째 맞는 6·25 관련 기사들을 스크랩하면서 머지않은 장래에 통일된 국가의 국민으로 과거를 회상하며 감회에 젖기를 희망한다. /김영우 52·무역업·홍콩 거주

◈ ◈ 체육과목의 비중축소를 비판하는 27일자 독자면 ‘학교체육 꼭 필요’를 읽었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교육개혁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도 교육부는 여전히 탁상행정을 고수하는 느낌이다.

7차 교육과정 실시로 기술과 가정과목이 통합되는데, 기술 교사가 가정을 가르치고, 가정 교사가 기술을 가르치는 식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쌓아온 교사들의 경험을 무시하고 갑자기 생소한 과목을 가르치라는 것은, 질 높은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다. 교사들이 교육부를 방문해 수차례 건의했으나, 이미 법제화가 됐다는 말 한마디로 묵살됐다. 가정과 기술을 통합 과목으로 편성한 교과 편성은 선진국에서도 그 예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러한 유례없는 과목의 통폐합을 시행하면서 교사에게 부전공 과목 자격연수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가정 교사에게 몇 주 동안 톱질, 대패질 등을 가르쳐 얼마나 효율적인 교육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병용 39·교사·경기도 성남시

조선일보 등 언론에서 연일 보도하듯, 의약분업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일정기간 시험실시한 후에 문제점을 보완해 시행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파국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의약분업을 의사와 약사의 문제로만 생각하고, 환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점도 문제가 있다. 노인 환자들은 대부분 순환기나 신경 계통에 병이 있는데, 다리가 아프고 숨이 차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나 추운 한겨울에 이런 환자들이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서 다시 약국을 찾아가 약을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생각해 봤는지 의문이다. 또 가뜩이나 의료비 지출로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의사와 약사의 생존권만을 논하고 환자들의 어려움은 왜 외면하는지 묻고 싶다. /이승복 64·무직·서울 동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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