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자 31면 ‘24억 아파트 24대 1 경쟁’을 읽었다. 24억짜리 아파트의 경쟁률이 24대1에다 또 프리미엄 8000만원이 붙었다니, 돈 있는 사람들의 머니게임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제 아무리 내 돈 가지고 내 맘대로 하는 세상이지만, IMF 이후 우리의 사회 구조는 갈수록 부익부 빈익빈 상태가 심화되고 부유층과 서민층의 위화감이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서민들에게 성실하게 노력하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꿈과 희망을 주기보다는 절망과 패배감, 살 맛 나지 않는 세상이라는 허무감만 느끼게 하고 있다.

1200만원짜리 변기에다 600만원짜리 샤워기라니,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부유층들에게는 좀더 절제하고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살펴 볼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민들의 푸념으로만 듣지 말았으면 좋겠다. /류승수 회사원·대구 서구

◈비행청소년 신고전화를 개설하자는 1일자 독자면의 글을 읽었다. 청소년 비행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으니 가슴이 답답하다.

지난 토요일, 등산을 하다가 겪은 일이다. 반쯤 올라가다 보니, 희한한 옷차림의 여중생 5~6명이 하이힐을 신고 끙끙대며 올라가고 있었다. 그들은 한참을 더 가더니 미리 약속한 듯한 장소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세 팀의 남녀 고등학생들이 후배들을 땅바닥에 앉혀놓고 오라가라 하면서 교육(?)을 하고 있었다. 기합을 받는 여중생들은 겁에 질린 모습으로 안절부절 못했다. 그들이 불량학생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다칠까봐 허겁지겁 내려와 112에 신고를 했다. 다행히 2~3분 만에 경찰이 도착했다.

이런 일들을 그 집 부모들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다. 어제 오늘 있었던 일도 아니고, 곳곳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청소년 비행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김정희 강원 화천군

◈14일자 10면 ‘대학 10여곳 인공기 게양’ 기사는 몹시도 마음을 어둡게 한다. 우리 동포치고 남북 화해를 환영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화해·협력은 상호적인 것이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남북의 문제는 감상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서울 공항 출발성명에서 강조했듯이 남북 대화는 뜨거운 가슴은 물론, 명철한 판단력을 갖고 임해야 한다.

북한은 열렬한 환영을 하기는 했지만, 어디에서도 태극기는 볼 수 없었고 만세와 김정일을 연호하는 그들의 원래 모습도 변한 것이 없었다. 그런데 우리는 벌써부터 원칙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무리 남북대화를 환영하기 위한 선의라고 하지만 인공기 게양은 너무 성급한 행동이다.

남북대화는 이제 겨우 문을 열었을 뿐이다. 실무 접촉의 결과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우리는 회담 진행에 따라, 그에 걸맞은 차분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김영식 63·경기 성남시

◈16일자 독자란 ‘반칙 많은 프로축구 짜증’을 읽고 평소 프로축구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적는다. 2002년 월드컵 유치 이후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대단해졌다.

하지만 성남 경기장의 전광판이 고작 스코어가 나오는 정도라서 다소 아쉽다. 커다란 스크린을 설치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골을 넣은 사람의 이름과 골을 넣은 순간은 전광판으로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장내방송이 있긴 하지만 시끄러운 경기장 내에서는 방송을 알아듣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미흡한 매점 시설도 보완하는 등 팬서비스에 신경을 써 줬으면 한다.

/전경수 29·애니메이터·경기 성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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