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체면 구긴 장충식 총재



30일자 1면에 실린 ‘이산상봉 하루 앞두고 한적총재 돌연 일출국’ 기사를 읽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북한은 그동안 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월간조선 인터뷰 내용이 북한체제를 비판한 것이라고 트집잡아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재검토하겠다는 협박을 했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27일 비공식 채널을 통해 장 총재가 주최하는 만찬을 거부하겠다는 통보를 했다. 적십자사는 장 총재의 출국이 본인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국민들은 그동안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의 의도대로 끌려만 다니는 것을 몹시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장 총재마저 북의 입김에 따라, 직접 챙겨야 할 국가 대사는 팽개친 채 일본으로 간 것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의 진실성을 의심케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자존심을 가진 주권 국가인지 의심스럽다.

/최수칠 59·회사원·서울 서초구

◈사실과 다른 ‘낮밤길이’ 설명

29일자 19면에 실린 ‘선생님 궁금해요’에서 동짓날과 낮밤의 길이에 대한 설명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바로잡고자 한다. 기사 본문에서는 동짓날이 해가 가장 늦게 뜨고 가장 빨리 지는 날이 아니라면서, 그 이유로 지구의 공전궤도가 정확히 원이 아닌 타원이라는 점과 자전축이 공전궤도면과 23도 기울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해가 가장 빨리 지는 날과 늦게 지는 날은 지구가 타원궤도로 공전을 하면서 운동속도가 각각의 위치마다 다르기 때문에 생긴다. 지구가 태양에서 가까운 지점인 근일점을 통과할 때는 운동속도가 빠르고, 먼 지점인 원일점을 통과할 때는 운동속도가 느리다. 지구가 근일점을 통과하기 전에는 일몰시각이 같고 일출시각은 1분 정도씩 늦어진다. 통과한 후에는 일출시각은 같고 일몰시각이 반대로 늦어진다. 원일점을 통과할 때는 근일점의 경우와 반대다. 그리고 태양 남중(남중)은 태양이 정남에 올 때가 아니라 그 지방의 자오선에 태양이 올 때를 의미한다. 태양의 남중과 남중 시각의 간격은 매일 변하게 되기 때문에 태양 남중 시각을 12시(정오)로 사용하지 않고, 가상의 태양이 남중한 시각을 12시로 사용한다. 태양 남중 시각은 서울의 경우 12시32분을 기준으로 하여 15분 앞서거나 뒤에 나타난다.

/이용복 50·서울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병원진찰료 충분히 올려야

30일자 41면에 실린 ‘김철중기자의 헬스파일’을 읽었다. 의료현장에서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들을 보호할 장치가 거의 없는 것은 사실이고 또 반드시 개선되어야할 부분인 것도 부정할 수 없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의료구조를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시급하게 고쳐야 할 점은 현재의 의료 서비스의 가격 결정 구조가 아닌가 한다.

대부분의 의료서비스 가치는 거기에 들어간 ‘실제적 재료’에 의해 결정된다. 얼마전 어머니께서 신장암으로 수술을 받으셨다. 전문 의료 인력 4명을 4시간 반이나 투입해 끝낸 수술이었다. 그 수술비는 36만원이었다.

의료비를 올려주어야 할 것은 ‘진찰료’이지 ‘처방전료’가 아니다. 처방전은 며칠치를 쓰던지 별 차이가 없어야 할 것이고, 진찰료는 충분한 비용이 지불되어야 한다.

/정민호 fortit@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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