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한적십자사 장충식(장충식) 총재를 출석시켜 “장 총재가 북한에 사과 편지를 보내고 이산가족 상봉 기간중 일본으로 ‘피신’한 것은 북한에 너무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날 복지위는 2차 이산가족 상봉결과를 보고받을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대북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불참, 한나라당 의원들만의 비공개 간담회로 바뀌었다.

장 총재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나로 인해 이산가족이 만나지 못할까봐 큰 부담이 됐다”며 “북한에 편지를 보낸 것과 일본으로 간 것은 외압이 아니라 적십자사 대북협력팀의 건의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산가족 상봉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과 대한적십자사의 위신이고, 국민들은 북에 너무 일방적으로 끌려다닌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계속해서 “지난번 국감에서 ‘북에 사과한 적도 없고 사과할 생각도 없다’고 답변해놓고 사과 편지를 보낸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장 총재는 “편지 내용은 사과가 아니라 나로 인해 이산가족 상봉이 차질을 빚은데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이 “그럼 편지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장 총재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가 “내부적으로 논의해 보겠다”고 번복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장 총재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적십자사에 꼭 있겠다는 생각이 없으며, 떠나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떠나면 북한이 그만 두라고 해서 떼밀리는 모양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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