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존재와 난민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보며, 북한도 스스로 탈북자 문제가 안 생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8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회 북한 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하는 하랄드 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지(지) 북경 지국장은 6일 인터뷰에서 탈북자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과 북한의 역할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마스 지국장은 1997년 북한을 한 차례 방문한 적이 있으며, 1998년부터 3~4차례 중국과 북한 국경지역에서 탈북자 실태를 직접 취재하기도 했다. 그는 79년 이후 북한과 중국간의 관계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마스 지국장은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옳다고 생각하며, 결국 포용정책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7년 이후 북·중 국경지역에서 탈북자들을 취재한 것으로 안다. 그동안 취재에서 파악한 탈북자 규모와 실상은?

“탈북자 수에 대해 추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나의 조사에 의하면 1998~99년에 탈북자 수는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본다. 국경 근처의 탈북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교회들을 방문했을 때 옌지(연길) 부근의 한 교회에서 수백명의 탈북 어린이들이 수용돼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런 조사를 근거로 1998~99년에는 최대 10만명의 탈북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탈북자들을 어떻게 인터뷰했나?

“1998년 당시에는 국경 부근에서 탈북자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그들은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기도 했다. 조선족들의 도움으로 수십명의 탈북자를 인터뷰했다. 장소는 주로 조선족 사람들의 집이나 식당을 이용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탈북자는 누구인가?

“1999년에 나는 탈북 청소년들에 초점을 맞췄다. 16~19세의 청소년 탈북자들을 주로 인터뷰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

―탈북자들은 신변의 위험과 함께 생존의 문제가 있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중국이 우선 이 지역에서 탈북자들의 존재와 난민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 탈북자들은 중국 공안에 쫓기고, 붙잡혀 가면 처벌을 당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북한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북한에서 탈북자 문제가 안 생기도록 하는 것이다. ”

―탈북자 인권이나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북한이 기아 문제에 대한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북한 정부는 더 많은 구호단체들이 들어가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모니터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독일 통일은 한반도 통일에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가?

“독일과 한반도의 상황은 유사점이 있으나 상황이 많이 다르다. 독일은 동족끼리 전쟁한 적이 없다. 동독의 경제상황은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유사점은 브란트 수상의 동방정책과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선 포용정책을 계속해야 한다. ”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사진=김창종기자 cjkim@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