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10일간의 유럽순방 일정을 마치고 10일 귀국길에 오른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유럽에서 90여 개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정도로 이번 순방이 성공적이라는 내부 평가를 하고 있다.

우선 ‘세일즈 외교(외교)’ 부문. 김 대통령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방문국마다 ‘투자유치 로드쇼’를 벌였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는 기업대표 100명씩, 독일은 250명이 참석하는 성황 끝에 무려 141억달러 규모의 투자상담을 했다. 100억달러는 연내 ‘양해각서’ 체결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 이기호(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의 설명이다.

EU 주요 국가들로부터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협력의사를 얻어낸 것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

김 대통령은 특히 이탈리아 달레마 총리,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 독일의 슈뢰더 총리 등 각국 지도자들은 물론, 교황 요한 바오로2세로부터도 ‘햇볕정책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아, 자신의 대북정책을 더 안정적으로 끌고갈 수 있는 ‘응원군’을 얻게 됐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북한을 돕고 싶다’는 ‘베를린선언’도 이런 국제적 지지를 확산시키는 데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제의, 10월 서울에서의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의 주요 의제로 채택하기 위한 시동을 건 것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프랑스와의 외규장각(외규장각) 도서 반환 협상은 성과 없이 끝나 계속 과제로 남게 됐다.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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