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27일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AS) 주최의 ‘싱가포르 렉처’에 초청받아 특강을 했다. 싱가포르 렉처는 동남아연구소가 1980년부터 세계 저명인사들을 초청, 특강을 듣는 자리로, 그동안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주룽지(주용기) 중국 총리,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등이 연사로 나섰다. 김 대통령은 19번째.

리콴유(이광요) 선임장관의 장남으로 싱가포르 차기 총리를 맡을 것으로 알려진 리센중 부총리의 소개로 등단한 김 대통령은 35분여에 걸쳐 우리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참석자들인 싱가포르의 유력 인사들과 외국 신문 특파원들의 질문도 받았다.

―김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니셔티브가 양안(양안·중국과 대만)관계에 적용되겠는가?

“양안관계는 두세 가지가 필요할 것이다. 양쪽이 입으로는 그렇지만 실제로는 모든 것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라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

―클린턴 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어떻게 생각하나? 일본이 북한과의 교섭에서 신축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나의 입장에서는 북·미 정상간에 미사일을 포함해 모든 문제가 마무리되기를 바라지만, 미국 내 정치문제도 있기 때문에(방북 여부는) 클린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문제다. 이런 절차를 거쳐 방북을 결정하면 적극 지지하겠다. 북·일 사이에서는 과거 식민통치 문제로 의견 차이가 있고 일본이 주장하는 납치인사 생사 문제도 있고 해서 일본정부가 노력을 하리라고 생각한다. ”

―한반도 평화와 군축문제는 언제 다뤄지나?

“언제라고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문제를 향해 방향을 잡고 있다.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4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논의하는 회의가 있다. 그런데 이것이 작년 8월 이후 중단되고 있다. 북한에 제안해 4자회담이 열리도록 노력할 작정이다. 군축도 그런 과정에서 논의될 것이다. /싱가포르=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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