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26일 싱가포르 고촉통(오작동) 총리와의 정상회담, 동포간담회, 경제인 만찬에 잇따라 참석, 대한(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 적극 나섰다. 김 대통령은 25일 끝난 ‘ASEAN+3(동남아 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동북아 경제협력체 구성을 위한 ‘동아시아 연구그룹’ 구성을 제안, 의장성명에 채택시켰고,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정례화를 제안, 합의에 이르게 했다.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이스타나궁에서 1시간30분간 열린 회담에서 두 정상은 동북아와 동남아의 첨단산업 국가인 양국의 ‘연대와 협력’을 다방면에서 강화키로 했다.

고 총리는 “국제회의 의장국은 과일을 따는 농부와 같은데, 김 대통령이 많은 아이디어를 내주어 과일을 많이 딸 수 있었다”면서 “이번 ‘ASEAN+3’ 회의에서 ‘동아시아 경제협력체’ 구상 등 많은 아이디어를 내주었는데 이 구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이끌어 달라”고 했다.

김 대통령은 “한국과 싱가포르가 ‘강대국’은 아니지만 ‘핵심 중견국가’로서 제 역할을 한다면 역내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간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두 정상은 양국간 각료회담을 매년 정례화해 ▲IT(정보통신기술) 연대를 ‘아시안 IT벨트’로 확대하고 ▲내년 3월 개항하는 인천 국제공항과 싱가포르의 창이국제공항의 상호협력 ▲내년 싱가포르에서 양국 전자상거래 확대회의 개최 등에 합의했다.

◆싱가포르 경제인 만찬

김 대통령은 숙소인 샹그리라 호텔에서 구엑렝주 상공회의소장 등 30여명의 싱가포르 경제인과 정부인사가 참석한 간담회를 갖고 싱가포르의 대한(대한)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북한 경제는 문제점도 많지만, 우수하고 저렴한 인력, 풍부한 관광자원과 지하자원, 시베리아·중앙아시아로의 진출로 제공 등 장점이 많다”며 대북투자를 원하다면 모든 정보와 자료를 기꺼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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