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수년간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 온 사실은 최근의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이나 핵시설 재가동 위협이 즉흥적인 위기 돌파 전술이 아니라 장기간의 치밀한 준비 끝에 나온 것임을 짐작케 한다. 그만큼 핵위기의 해법도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북한의 이런 도발적 태도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국제사회의 대처는 더욱 단호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보수 진영에서는 북한이 이라크보다 더 나쁜 정권이라는 식의 견해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이라크는 그나마 “핵무기가 없다”면서 사찰을 받고 있는 중이지만, 북한은 아예 드러내놓고 핵 위협을 가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이런 견해가 점차 확산될 여지도 적지 않다.
한국이 대선(大選) 소용돌이에 빠져 있는 동안 북핵 위기는 더 커져 왔다고 할 수 있다. 한·미간 본격적인 공조체제 구축작업은 선거 후로 미루어지는 양상이었고, 이 틈을 타 북한은 자신의 카드를 하나씩 꺼내며 위기를 고조시켜 왔다.
이제라도 현 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관련 정보들을 낱낱이 공개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구체적인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한다. 정권 교체기의 어수선함 때문에 이 일을 자칫 소홀히했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이번 대선의 당선자도 무엇보다도 앞서 이 문제에 매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