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신의주와 중국 단둥 사이의 압록강에서 「카지노선(船)」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문제의 선박으로 추정되는 유람선의 뒷모습이다.

북한이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사이를 흐르는 압록강에 카지노(casino) 시설을 갖춘 배를 띄워 놓고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지노선(船)’은 신의주 쪽과 단둥 쪽을 번갈아 오가면서 영업하고 있는데 주로 신의주 쪽에 정박해 영업하고 있다고 대북(對北)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 카지노선은 부정기적으로 중국 랴오닝성 다롄(大連)과 마카오로도 취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이들 소식통은 덧붙였다.

달러나 엔화 등 외화벌이가 목적인 이 카지노선은 저녁부터 새벽까지 영업하고, 낮에는 신의주나 단둥에 정박해 있다. 현재 이 카지노선의 주요 고객은 단둥을 비롯한 중국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이 배를 대외적으로 선전하지 않고 있어 고객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이 카지노선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 한 번 다녀간 이용객들의 소개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1997년 말 일본을 오가는 만경봉-92호(9672t)와 비슷한 규모인 1만t급 여객선 두 척을 만들어 한 척은 대동강 유람선으로, 다른 한 척은 다롄과 마카오를 오가는 카지노선으로 취항시켰다고 다른 소식통이 전했다.

이 카지노선이 신의주와 단둥 앞 압록강에서까지 영업하기 시작한 시점은 1~2년 전부터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북한은 이 배가 다롄이나 마카오, 단둥 지역에서 영업하기 위해 북한 국적의 조교(朝僑) 명의로 중국 당국의 사업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당초 북한이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하기 전까지 이를 반대했는데 이 카지노선도 그 계기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즉 이 카지노선을 보고 북한이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개방한다면서 오락·도박 도시로 개발하려 한다고 판단했으며, 중국 사람들이
신의주로 몰려가 도박에 빠질 것을 염려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압록강 유량(流量)이 급격히 줄었던 올 여름엔 이 카지노선을 다른 데로 옮겨 놓기도 했다.
/李敎觀기자 haed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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