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의 미사일 전문가 회담이 1일부터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에서 열린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비(비)확산담당 차관보가, 북한측에서는 장창전 외무성 미국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31일 저녁 콸라룸푸르에 도착한 장 국장은 ‘위성 대리 발사’ 문제와 ‘수출 중단시 보상’ 문제 중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둘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사일 전반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 회담의 결과를 종합 평가한 후 방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10월 30일 밝혔다. 제이크 시워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7일 실시될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절대로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번 회담에 대해 외교 소식통들은 “1996년 4월 베를린에서 미·북 미사일 회담이 시작된 후 가장 ‘생산성’ 높은 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최대 사정거리 약 2200km의 장거리 미사일(대포동 미사일)과 북한이 주로 중동국가에 수출하고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스커드와 노동1호)로 나눠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 미사일은 북한이 실험발사를 영구 유예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북한의 ‘인공위성’을 대신 발사해주는 방안이 깊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외화 주수입원인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1호 미사일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북한은 수출 문제만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수출 문제뿐만 아니라 개발·생산·배치의 문제까지 논의해야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1998년 6월부터 “미사일은 외화를 획득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은 미사일 수출 중단을 원한다면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7월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미사일 회담에서는 총 30억달러를 요구했었다. 하지만 미국은 현금 보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콸라룸푸르=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콸라룸푸르 북·미 미사일 전문가 회담 주요 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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