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24일 영국 BBC방송 회견을 통해 “(북한 주민들을) 기아와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시켜 주는 것도 참으로 중요한 인권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남북간 화해·협력의 초기단계에서부터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임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매트 프레이 BBC 아시아지국장과 가진 회견에서 노벨상 수상자답게 국민과 세계시민을 위해 공헌하는 일을 하겠다고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할 적절한 시점이 언제라고 보는가?

“현재는 우리가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 쉬운 것부터 풀어가야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서로 자극을 줄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노벨 평화상 단독 수상 소감은?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공동수상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김 위원장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또 감사하게도 생각한다. ”

―노벨평화상 단독 수상이 남북한 화해 과정에 문제가 될 것으로 보는가?

“김 위원장이 그렇게 도량(도량)이 적은 사람이라고 보지 않는다. 내가 만나 본 김 위원장은 그런 일에 구애받지 않고 남북의 평화, 화해·협력, 그리고 장차의 통일에 관심을 갖고 변함없이 협조해 나갈 지도자로 생각한다. ”

―김 위원장을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하는가?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동방(동방)정책을 펼칠 때 동독 관계자들을 전적으로 믿어서만 그렇게 했겠느냐.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이 독일 민족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으로 본다. 물론 김 위원장을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이지만 그에 앞서서 근본적으로 남북 화해는 당연히 양측이 서로 만나 대화하고 노력해야 할 가치가 있는 문제이다. 김 위원장을 실제로 만나 대화해 보니 서로 이해가 잘 됐고, 어느 정도의 신뢰도 구축하게 된 것이다. ”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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