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훈련이 활발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강창성 의원이 제시한 수치는 과장된 것입니다. ”

지난 20일 오후 국방부 기자실. 군 고위 관계자는 한나라당 강창성(강창성) 의원의 국정감사 질의 내용에 대해 이같이 해명했다. 이에 앞서 강 의원은 ‘남북 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 지상군은 최근 10년 동안 최대 규모로, 최근 3년 평균치 기준으로 해군은 실사격 훈련을 5~6배, 공군은 비행훈련을 50%가량 각각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은 이미 지난 11일자 본보 1면에 일부 보도됐던 내용이었다. 당시에도 군 당국은 이를 부인했었다. 하지만 최근 발간된 한 시사월간지도 “북한군이 지난 8~9월 10만 병력, 탱크 1800여대를 동원해 1990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감행했다”며 “그러나 우리 국방 당국은 이를 쉬쉬하며 덮어두기에 급급했다”고 보도했다.

조성태(조성태) 국방장관도 국감 답변을 통해 “북한이 작년 6월 연평해전 이후 실기동, 실사격 위주로 훈련강도를 대폭 증가했으며 그 추세가 금년 훈련 때도 지속되다가 7월부터 일부 훈련이 감소, 8월 하순부터는 예년 수준으로 환원됐다”고 밝혀, 적어도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한 시점에 북한군이 대폭 강화된 훈련을 했음을 인정했다.

문제는 바로 이 시점에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을 ‘자극’할까봐 스스로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을 축소했다는 점이다. 군 당국은 한술 더 떠 오는 25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 독수리 연습’의 홍보도 하지 않기로 했다.

언론과 야당 국회의원이 이미 제기한 북한군 관련 정보에 대해서도 쉬쉬하면서 ‘축소’하려는 군 당국을 보면, 굳건한 안보태세 확립보다는 ‘북한 눈치보기’에 급급하지 않은지 의심이 갈 정도다.

/유용원 사회부기자 ky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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