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유럽 26개 국가 정상들이 참석한 제3회 ASEM 회의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경제 규모가 아시아에서 5번째, 세계 두번째의 외환 보유고 및 성숙된 민주주의를 이룩한 대만은 이번 회의에 초청받지 못해 동참할 수 없게 되었다. 고립과 대항은 냉전시대의 산물이지만, 불행하게도 국제사회는 여전히 구시대의 사고방식으로 대만을 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말 ‘아세안지역 안보 포럼’(ARF)회원국들의 만장일치 환영 속에서 정식 회원국이 됐지만, 대만은 아직도 유일하게 비회원국으로 남아 있다.

대만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어온 주된 원인은 중국대륙과의 복잡한 관계 때문이다. 50년 동안 지속되어 온 이 문제는 앞으로 50년 후에도 해결될 수 있다고 장담 못한다. 하지만 양안간의 정치문제가 원만하게 해결이 안되고 있는 것은 대만만의 일방적인 책임이 아니다. 무엇 때문에 대만 2300만 국민이 대가를 치러야만 하고, 국제사회에서 불공평한 대우를 계속 받아야만 하는가?

시드니 올림픽이 9월 말 끝났다. 대만은 올림픽 회원국이다. 비록 APEC과 몇몇 국제기구에 공식 국명인 ‘중화민국’이 아닌 명칭으로 참가하고 있지만, 대만은 항상 회원국으로서의 규칙을 지키면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들 국제기구도 대만의 가입으로 어떠한 위신 손상이나 기능 장애를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들 조직의 완벽함을 보완(보완)해왔다. 대만이 ASEM, UN, WHO 등 기구에 가입하면 이들 조직의 위신 또는 기능에 손상을 끼친다는 말인가? 장기적으로 고립되면 당연히 대만에 이로울 게 없지만 국제사회도 손실 아닌가?

지난 수십년 동안 대만은 국제사회에 많은 협조를 제공해왔으며, 특히 중남미와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농업기술 및 경제지원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의 경제 및 생활수준 개선은 물론, 지역 번영과 안정에도 크나큰 공헌을 했다. 2년 전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역시 대만의 탄탄한 경제기반으로 돌풍의 확대를 막았었다.

지난 3월 총통 선거는 대만이 성숙된 민주국가에 이르렀음을 입증했다. 대만의 과학기술, 경제실력과 민주경험을 국제사회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면 새천년의 번영과 안정을 도모하는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다.

/류밍량(유명량)주한국 대북대표부 공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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