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13일 저녁 9시40분쯤 노벨상 수상자의 관례에 따라 노르웨이 국영 ‘NRK TV’와 민영 ‘노르웨이 TV 2’ 등 2개 방송사와 각각 4~5분씩 연쇄 전화 인터뷰를 갖고, 수상 소감을 직접 밝혔다. 다음은 김 대통령의 회견 내용이다.

―새천년의 첫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한다. 이번 상은 대통령에게 무엇을 의미하나?

“매우 큰 영광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상을 내게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받아들인다. ”

―대통령이 지금까지 말해왔던 목표는 ‘투 코리아(남·북한)’의 통일이다. 이 길을 어떻게 전망하나. 매우 먼길이 되겠는가?

“통일은 우리 민족의 지상염원이다. 그러나 지금은 통일을 추진할 단계가 아니다. 남북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서 통일의 토대를 마련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

―노벨위원회는 대통령의 인권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책임을 평가했다. 대통령은 인권이 오늘날 국제정치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한다. 세계 여러 곳에서 인권과 자유가 좌절되고 있는 경우가 있지만 긴 눈으로 보면, 또 역사의 눈으로 보면, 우리 인권은 진전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남아공화국이나 동티모르에서 보듯이 세계가 궁극적으로 인권의 존엄성을 느끼게 될 것으로 믿는다. ”

―인간으로서 대통령 스스로를 간략히 정의한다면?

“나는 일생을 두고 믿기를, ‘정의는 항상 승리하지만, 당대(당대)에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신념으로 알고 살아왔다. ‘정의필승(정의필승)’, 역사는 정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을 승자로 만든다는 역사의 신앙을 믿고 살아왔다. 그러나 상을 받고 보니 현세(현세)에서 과분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 ”

/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