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11일 오후 9시(한국시각 12일 오전 10시) 2차 TV토론회에서 다시 격돌한다. 2차 토론회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 세일럼에 있는 웨이크포리스트대에서 90분간 계속된다. 이번에는 두 후보가 테이블을 앞에 두고 앉아 토론을 벌인다.

두 후보는 2차 토론회를 종반레이스의 전세를 결정짓는 분수령으로 보고, 준비에 전력을 쏟고 있다. 두 후보는 지난 9일 하루 유세를 중단하고 2차 토론에 대비, 최종 리허설을 가졌다.

고어는 10일 “2차 토론에서는 한숨을 덜 쉴 것”이며 “사실을 과장하거나 윤색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어는 1차 토론에서 부시가 답변하는 동안 한숨을 내쉬고 눈동자를 돌려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부시는 9일 텍사스주 농장에서 보좌관들과 함께 예행연습을 한 뒤 10일 고어의 고향인 테네시주를 방문, 유세를 벌였다. 부시 진영은 눌변에 말 실수가 잦은 부시의 이미지를 2차 토론에서 역전시키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는 1차 토론에서 예상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1조3000억 달러 감세 방안 등 주요 공약에 대한 설명이 일관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차 토론에서는 외교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중동의 유혈사태와 유고의 정권교체 등이 지난주에 발생했고, 북한 조명록 특사의 미국방문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고어 진영은 외교문제라면 자신있다는 반응이다. 부시 진영은 클린턴 정부의 외교 치적이 보잘 것 없으며, 유고사태 처리에서도 클린턴은 러시아와 협조해야 한다는 부시의 처방을 따랐다고 반격하고 있다.

/김연극기자 yk-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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