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 모임이 처음으로 결성됐다.

87년 2월 납북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씨의 딸 우영씨, 미국 유학 중 오스트리아에서 납치된 이재환씨의 아버지 이영욱 변호사 등 휴전 이후 납북-억류자 가족 17명이 28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모임에서 납북자 가족들은 우선 북한에 억류된 가족들의 생환을 위해 국내 NGO(비정부기관)들과 함께 ‘납북자 구출 모임’을 결성, 납북자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고 우리 정부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각종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또 일본의 ‘피랍자 구출회’ 등과 연대해 세계적인 관심도 이끌어 낼 계획이다.

이들은 이날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채택, “납북자는 ‘휴전상황’에서 납북됐으니 전쟁포로와 다름 없는데도 정부가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납북자 문제를 인권보호 차원에서 접근해 정부가 이들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적극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모임에서는 대표를 두지 않은 채 이영욱씨와 최종석씨의 형인 안일씨 등 2명을 고문으로, 최우영씨를 총무로 각각 선출했다. 또 ‘일본의 피랍자 구출회’에 참여하고 있는 구로사카 마코도(흑판진) 오사카 경제대 교수가 참석해 ‘피랍자 구출회’의 활동 상황을 소개했다.

이들은 납북-억류자 454명의 가족들의 연락처 확인 작업을 벌여 지금까지 200여 명의 주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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