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강산에서 2차 남북 적십자회담이 끝나자마자 이번 주엔 남·북한 간에 국방장관급 회담(25~26일), 경협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실무접촉(25~26일), 3차 장관급 회담(27~30일) 등 3가지 대화가 잇따라 열린다. 경협 실무접촉과 국방장관급 회담은 모두 장관급 회담 합의에 따른 부속 대화 채널이다.

25일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 나설 남측 대표단은 조성태(조성태·58) 국방장관을 수석대표로 육군 중장과 준장 각 1명, 육군 대령 1명, 외교통상부 국장 1명으로 구성됐다. 반면, 북측은 김일철(김일철·67·차수) 인민무력부장을 수석대표로 중장(한국측 소장급)과 소장(준장급) 각 1명, 대좌(대령급) 2명으로 구성해 표면적으로 남측에 비해 격이 낮다.

조 장관은 육사 20기 출신으로 꼼꼼하게 따지는 실무형. 영관장교 시절부터 국방부 정책 부서 핵심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전력기획 및 군사정책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쌓았다. 육군 군사연구실장, 56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실장, 1군단장, 국방부 정책실장, 2군사령관을 역임했다.

북한 권력서열 8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중 하나인 김 인민무력부장은 당·정·군 수뇌부 인력을 배출한 만경대혁명학원 출신. 80년부터 97년까지 우리 해군 참모총장에 해당하는 해군 사령관을 17년이나 지냈다. 68년 동해함대사령부 참모장 재직 당시엔 미 푸에블로호 납치사건 실무진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98년 9월 인민무력상(현 인민무력부장) 및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이 밖에 남측은 남북회담 경험이 있는 김희상(김희상) 육군 중장과 군비통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김국헌(김국헌) 육군 준장, 주변국 군사 및 외교 협조를 맡고 있는 송민순(송민순)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김인영(김인영) 합동참모본부 대령 등 비교적 구색을 맞췄다는 평가이다.

김 중장은 육사 24기로 미국 쉬펜스버그 대학원을 졸업, 육사 교수, 청와대 국방비서관, 남북군사분과위원회 회담 대표, 사단장, 군단장 등을 역임했다. 김 준장은 육사 28기로 영국 런던대 군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북측은 인민군 총참모부(우리의 합동참모본부) 및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소속 군인사를 주축으로 대표단을 구성했다. 북한군 차세대주자로 촉망받는 박승원 중장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북한군이 자랑하는 기계화군단 820훈련소 참모장을 역임했다. 인민무력부 소속인 김 소장은 지난 11일 송이 전달차 서울에 온 박재경(박재경·대장) 총정치국 부총국장을 수행했었다.

/제주=정병선기자 bs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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